(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증산 결정을 앞두고 나흘 만에 반등했다.

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7센트(1.2%) 오른 65.52달러에 마감했다.

증산 전망이 선반영된 데다 최근 유가가 많이 하락해 반발 매수세가 나타났다.

WTI는 전 거래일까지 사흘 연속 내려 지난 4월 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주 3.1%가량 떨어졌으며 그 전주에는 4.9%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산유국의 증산 관련 논의와 미국 생산량 등을 주시했다.

오는 22일 열리는 주요 산유국의 회동을 앞두고 증산에 대한 부담은 지속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올해 하반기부터 증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과 올해 말까지는 기존의 감산 합의가 지켜질 것이란 전망이 혼재되고 있다.

주말에는 쿠웨이트에서 사우디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 OPEC 주요국 석유장관이 비공개 회담을 했다.

해당국 장관들은 회의를 마친 뒤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고 일부 국가에서의 감축을 상쇄하기 위해 시기적절한 방식으로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보장하기로 약속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에 원유 생산을 하루 100만 배럴가량 더 늘릴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원유 증산을 요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요구는 미국의 휘발유 소매가격이 3년래 최고치로 치솟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OPEC의 정책과 유가 상승 문제를 비판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미국의 생산 증대에 대한 우려도 지속했다.

미 에너지정보청이 지난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하루평균 1천47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지난주 말 발표한 미국 내 운용 중인 원유채굴장비수는 861개로 앞선 주보다 1개 추가로 늘었다. 이는 2015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다.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전쟁 긴장도 계속됐다.

주말 동안 열린 미국과 중국의 3차 무역협상은 별다른 합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공동 발표가 없었던 가운데, 중국은 미국이 자국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철회할 경우 700억 달러 상당의 미국 농산물과 에너지를 수입할 것을 제안했다.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일본 재무장관들은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마치면서 성명을 내고 미국의 철강관세 부과에 대해 '만장일치의 우려와 실망'을 표했다.

멕시코는 미국산 수입 제품에 최고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철강에는 25%, 돼지고기 다리·어깨 부위, 사과, 감자에는 20%, 치즈와 버번위스키에는 20∼25%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미국산 수입 품목별 관세 부과율을 발표했다.

원유 전문가들은 주요국 증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유가가 산유국 회의 전까지 등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석유 분석가인 카를스텐 프리츠는 "이번 OPEC 회의에서 논의되고 결정될 증산 전망이 유가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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