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와 기술주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부딪히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기술 기업들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힘입어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미 국채 가격은 이탈리아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재정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우려가 부각되면서 재차 상승했다.

달러화는 무역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다음 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긴축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으로 약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증산 결정을 앞두고 나흘 만에 반등했다.

이번 주말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갈등이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멕시코는 이날 미국산 철강에 25%, 돼지고기 다리·어깨 부위, 사과, 감자에는 20%, 치즈와 버번위스키에는 20∼25%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는 오는 6일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무역전쟁 우려로 선물 시장에서 돈육 선물 가격이 하락하고, 멕시코 페소화는 연중 최저치인 달러당 20.3625페소까지 떨어지는 등 외환시장도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갈등에 따른 위험도 여전했다.

WSJ은 지난 주말 3차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700억 달러의 미국산 농산물 및 에너지 수입 방안을 제안했지만,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울 관세 부과 방안을 먼저 철회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이런 단서 조항으로 협상 타결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을 겨냥해 보호주의와 냉전적 사고를 거론하는 등 비판을 이어갔다.

한편 미국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캐나다 및 멕시코와 양자 협의를 통해 풀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방안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하지만 NAFTA와 관련 멕시코를 포함한 3자 합의를 지속하겠다고 반발했다.

이탈리아 새 정부는 이날 상원의 신임 투표를 통과했지만, 우려는 다소 커졌다.

주세페 콘테 신임 총리가 상원 연설에서 재정조달 방식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원대한 지출 계획만 발표한 영향으로 이탈리아 10년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콘테 총리는 "우리는 부채 증가에 이바지한 궁핍 정책이 아니라 부의 성장을 통해서 부채를 줄이기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맹이 옹호하는 불법 이민 금지와 세율 인하뿐 아니라 오성운동이 추진한 보편적 기본 소득 같은 정책을 포함한 주요 조치의 실행을 약속했다.

이날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였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5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8.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WSJ 집계치 57.6을 웃돌았다.

ISM 서비스업 지수는 100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이 발표한 5월 미 서비스업 PMI 확정치(계절조정치)는 전월 54.6에서 56.8로 높아졌다. 2015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 앞선 예비치와 WSJ이 집계한 전망치는 같은 55.7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채용공고는 전월 663만3천 명보다 6만5천 명가량 증가한 669만8천 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하며 탄탄한 고용시장 상황을 재확인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자보다 채용공고가 더 많아졌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71포인트(0.06%) 하락한 24,799.9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3포인트(0.07%) 상승한 2,748.8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40포인트(0.41%) 오른 7,637.86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전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이날도 장중 7,644.48까지 오르며 종가는 물론 장중 고점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다우지수와 S&P 500 등이 아직 전고점에 미치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시가총액 대장주 애플의 주가는 전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이날도 0.8%가량 추가 상승했다. 아마존 주가도 전일 최고치 경신 이후 이날도 1.9% 정도 올랐다.

트위터가 S&P 500 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5%가량 오르고, 넷플릭스도 1.1% 상승하는 등 주요 기술주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반면 다우지수는 소폭 반락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43% 올랐다. 에너지주는 이날 국제유가의 반등에도 0.34% 하락했다.

시장은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 마찰, 기술주 강세, 국제유가 동향 등을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갈등 위험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지만, 애플과 아마존 등 주요 기술주 상승이 증시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터트랙의 니콜라스 콜라스 연구원은 "대형 기수줄 주가에 거품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영역에서 주가의 가치 평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오히려 혁신을 통한 성장 창출 능력에 따른 다른 차원의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술주의 펀더멘털은 막대한 규모라 정부의 규제조차 이를 저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무역갈등에 대한 부담도 지속할 것으로 봤다.

브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무역 관련 이슈가 질질 끌고 있다"며 "누구도 이런 관세 정책에서 이익을 보지 못하며, 철강 생산 기업보다 소비 기업이 많은 상황에서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고 우려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3.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96% 하락한 12.4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2bp 하락한 2.917%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8bp 하락한 2.492%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0bp 내린 3.073%에서 거래됐다.

10년과 2년물 국채수익률 격차는 전장 42.9bp에서 42.5bp로 소폭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은 미 경제지표, 미국 무역협상과 북미정상회담, 뉴욕증시와 국채금리 동향 등을 주목했다.

국채가는 오는 13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 기대로 장 초반 일시적으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탈리아 우려가 부상하면서 이내 반등했다.

장 마감 무렵에는 상승 폭을 다소 줄이는 등 대체로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이탈리아 새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상하면서 미 국채는 물론 독일 분트 등 안전자산 강세를 자극했다.

콘테 신임 이탈리아 총리는 첫 상원 연설에서 재정조달 방식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원대한 지출 계획만 발표해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올랐다.

UBS는 "경험이 없는 새 정부가 재정 정책과 유럽과 관련한 계획들을 잘 진행할 수 있을지 시장의 철저한 검토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이탈리아 정치가 ECB 통화 정상화 방향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속도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고 진단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전장보다 22.4bp가량 급등한 2.775%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금리 상승에 독일 국채인 분트 10년물도 0.366%로 5bp가량 하락했다.

미 국채와 분트 금리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FTN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콘테 총리가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서 불안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다만 경기 과열에 따른 금리 상승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애머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스테판 스탠리 수석 경제학자는 "두 가지 ISM 조사 결과를 보면 경기 과열 징후가 있다"며 "이런 추세가 지속한다면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시장은 물가가 2% 이상으로 많이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것 같지만, 최근의 지표는 이런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무역갈등에 대한 부담이 누그러지지 않는 점도 국채금리 상승을 억제했다.

한편 다음 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통화 긴축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이날 급부상했다.

일부 외신은 ECB가 오는 14일 회의에서 출구전략을 논의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71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83엔보다 0.11엔(0.10%)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1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96달러보다 0.0018달러(0.15%)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58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7.46엔보다 0.12엔(0.09%) 올랐다.

다음 주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QE) 종료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통화 긴축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전날 달러화는 무역긴장 속에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기대로 엔화에는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화는 오전 장까지는 유로화에 강세를 보였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 초반에는 1.1653달러까지 내렸다.

유로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면서 오전 중 유로당 1.1653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였다.

유로존의 지난 4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1% 성장에 그쳤다. 이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6% 증가를 밑도는 결과다.

또 이탈리아 신임 총리의 첫 의회 연설 영향도 유로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점도 장 초반 유로화 대비 달러의 강세를 자극했다.

유로화는 하지만 오후 장에서 일부 외신이 ECB의 출구전략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강세로 빠르게 전환했다.

유로존 지표 둔화와 이탈리아 불안 등으로 ECB가 정책에 변화를 주기 어려울 것이란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과 반대되는 보도에 긴축 정책 도입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달러화는 엔화에는 미 국채금리가 하락한 데 따라 소폭의 약세를 보인 이후 낙폭을 다소 줄였다.

한편 이날 파운드화도 강세를 보였다.

영국의 5월 서비스업 PMI가 54.0으로 시장의 예상치를 큰 폭 웃돈 데다, 제1야당인 노동당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이 유럽연합(EU)의 단일시장에 완전히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마련한 영향을 받았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387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전일 1.3340달러 수준에 마감한 바 있다.

글로벌 무역전쟁 관련 긴장감은 지속했다.

네덜란드 은행 ING는 무역 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G7 정상회의에서 무역 문제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행은 "금융시장에 단기적인 관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말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G7 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 수사 강도를 낮출 수 있을지로 쏠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흥시장국 관련 불안감도 상존하고 있다.

페루에서는 데이비드 투에스타 재무장관은 취임 2개월 만에 사임한다고 밝혀 경제 불안 우려를 낳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모함마드 이브라힘 중앙은행 총재 재임 시절 1MDB를 지원하기 위해 중앙은행 자금으로 정부로부터 20억 링깃(약 5억 달러) 상당의 토지를 매입한 것이 논란이 되며 사의를 밝혔다고 WSJ이 보도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7센트(1.2%) 오른 65.52달러에 이날 장을 마쳤다.

증산 전망이 선반영된 데다 최근 유가가 많이 하락해 반발 매수세가 나타났다.

WTI는 전 거래일까지 사흘 연속 내려 지난 4월 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주 3.1%가량 떨어졌으며 그 전주에는 4.9%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산유국의 증산 관련 논의와 미국 생산량 등을 주시했다.

오는 22일 열리는 주요 산유국의 회동을 앞두고 증산에 대한 부담은 지속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올해 하반기부터 증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과 올해 말까지는 기존의 감산 합의가 지켜질 것이란 전망이 뒤섞이고 있다.

주말에는 쿠웨이트에서 사우디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 OPEC 주요국 석유장관이 비공개 회담을 했다.

해당국 장관들은 회의를 마친 뒤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고 일부 국가에서의 감축을 상쇄하기 위해 시기적절한 방식으로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보장하기로 약속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에 원유 생산을 하루 100만 배럴가량 더 늘릴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원유 증산을 요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요구는 미국의 휘발유 소매가격이 3년래 최고치로 치솟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OPEC의 정책과 유가 상승 문제를 비판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미국의 생산 증대에 대한 우려도 지속했다.

미 에너지정보청이 지난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하루평균 1천47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지난주 말 발표한 미국 내 운용 중인 원유채굴장비수는 861개로 앞선 주보다 1개 추가로 늘었다. 이는 2015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다.

원유 전문가들은 주요국 증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유가가 산유국 회의 전까지 등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석유 분석가인 카를스텐 프리츠는 "이번 OPEC 회의에서 논의되고 결정될 증산 전망이 유가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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