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반도체 가격을 두고 삼성전자와 외국계 투자은행(IB) 간의 공방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 가격도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에 IB들은 반도체 가격이 고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하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일본 노무라금융투자는 최근 낸드(NAND) 가격의 추가 하락과 디램(DRAM)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정창원 노무라 금융투자 한국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DRAM의 평균판매가(ASP)는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로 매우 소폭 오를 것"이라며 "낸드는 오히려 5~18%까지 가격이 내려갈 수 있는데 이는 낸드를 적용하는 기기 간에 가격 차별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노무라가 이처럼 추정한 근거는 DRAM 생산자들이 모바일보다 PC, 서버 DRAM에 집중하는 가운데 모바일 DRAM은 추가로 ASP 상승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모바일 DRAM을 사용하는 회사들이 점점 저항하고 중국에서도 이에 대한 압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노무라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DRAM 전반적으로 가격이 변곡점을 지나면 기대를 걸고 있던 서버나 PC DRAM까지도 더 빨리 조정을 받을 것으로 관측됐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주식 마이크론에 대해 투자의견을 하향하면서 낸드 가격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조셉 무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낸드 메모리의 경우 3ㆍ4분기에 이르러 높은 한 자릿수로 가격이 내려가게 될 것이며 4분기에는 전년 대비 30% 이상도 내릴 수 있다"며 "이는 그간의 강세에 따라 일정 수준의 재고가 쌓였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또 내년에는 디램 공급이 가속될 수 있어 추가적인 가격 하락도 점쳐졌다.

이런 전망과 달리 삼성전자는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2018 인베스터즈 포럼(Samsung Electronics 2018 Investors Forum)'에서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상황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5G 기술 도입으로 통신사들이 자체적인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야 하게 되고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가 위탁 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메모리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망이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글로벌 인베스터즈 포럼에서 "AI 서비스 매출액 규모는 2025년에는 2천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2025년에는 2017년보다 40배 이상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의 IT 담당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고점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메모리 사업의 성장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런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대한 전망은 최근 나오는 얘기 중 가장 긍정적이었다"고 진단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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