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파생상품을 전문으로 하는 투자자문사가 잇달아 대규모 손실을 낸 가운데 이들 자문사의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들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더나은투자자문의 상품을 판매했으나 최근 이 자문사가 15억원 규모로 손실을 내면서 비상이 걸렸다.

대신증권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더나은투자자문이 자문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판매해왔다. 이 상품은 VFI(Volatility Focused Index)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코스피200옵션의 변동성에 투자한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일부 지점에서 더나은투자자문의 일임 상품을 판매해왔다.

당초 대신증권은 VFI DLS를 과거 인기를 끌었던 절대수익스와프(ARS)와 비교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해왔으나 이번 사고로 해당 상품을 올해 말까지만 팔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일임을 맡긴 자문사의 파생상품 운용 손실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갤러리아지점에서 팔아온 유로에셋투자자문의 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일부를 물어줄 상황에 처했다.

자문사는 계약을 맺고 있는 증권사의 계좌에서 파생상품을 운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자문사에서 손실이 날 경우 해당 증권사에서 이에 상응하는 결제 대금을 한국거래소에 대납해야 한다.

앞서 유로에셋투자자문은 스트래들 전략 실패로 지난 5월 옵션만기일에 400억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냈다. 이 사고로 미래에셋대우와 유로에셋자문에 대한 집단 소송도 진행되는 중이다.

파생상품 자문사 또는 운용사의 대규모 손실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 2011년에도 양매도 전문 자문사인 세이프에셋이 30%가 넘는 손실을 기록하고 이듬해 파산을 한 바 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이 상품을 팔면서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2015년 대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 패소 판결을 받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파생상품을 무리하지 않게 운용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으나 과도하게 포지션을 두거나 운용 프로그램을 갖추지 못할 경우 이처럼 큰 손실을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kl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