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올해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 잔액이 급증하면서, 증권업계의 '대출 장사'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증권사가 대출 늘리기에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달 말 개인투자자의 주식담보대출 등 신용거래 융자 한도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다른 증권사와 엇갈리는 행보다. 최근 주요 증권사는 신규 대출을 줄이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대출금이 올해 30% 이상 증가한 30조원에 달하며 경고음이 고조됐다. 증권업계는 한도 등을 줄이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남북경협주와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신용융자가 급증하자, 금융감독원은 주요 증권사에 주식 담보대출과 신용거래융자 한도를 축소하고, 최소담보유지비율을 더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주문했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기존 신용융자 고객이 대출을 연장할 경우 한도를 절반 이하로 낮추도록 했다. 또한, 신규 고객에 대한 신용융자 한도를 하향하고, 담보유지비율이 위험 수위인 계좌 관리에 나섰다.

실제로 KB증권은 고객 한 명당 신용융자 한도를 기존 5억원에서 1억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자회사의 '나인원 한남' 부동산 개발사업이 정체됨에 따라, 다른 수익원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투자자에 대한 대출을 늘리기로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 1분기 주요 증권사는 신용융자, 주식 담보대출 등을 통해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주요 10대 증권사가 3천500억원가량의 이자 수익을 올렸다.

대신증권은 경쟁사보다 미진한 200억원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에 이번 분기 한도를 증액하면서 드라이브를 걸게 된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나인원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려 금융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해졌을 것"이라며 "뒤늦게 해당 업무에 신경을 쓴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감도 내비쳤다.

B 증권사 관계자는 "테마주를 중심으로 주가 급변동 위험이 커진 상황이어서 주식담보대출 등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소탐대실이 될 수 있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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