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오는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이른바 '네 마녀의 날'을 앞두고 증권사 전문가들은 우호적인 수급 환경을 전망했다.

최근 코스피200 선물의 '백워데이션'이 심화하면서 매도차익거래 잔고가 많이 쌓인 상황이라, 외국인 선물 매수 재개로 시장베이시스가 개선되면 오히려 차익 매수가 활발하게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7일 연합인포맥스 연결선물 일별추이(화면번호 3631) 등에 따르면 코스피 선물과 현물 가격의 차이인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인 백워데이션 현상이 지난달 말부터 심화했다.

지난달 23일부터 백워데이션으로 반전한 선물 가격은 지수가 급락한 지난달 30일 이후 더 심해졌다. 지난 5일에는 장중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 1.0포인트 수준을 웃돌기도 했다.

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이론 가격을 크게 밑돌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주식을 팔고 선물을 사는 매도차익거래 물량이 대거 쏟아졌고, 증시 전반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증권사의 경우 지난달 23일부터 전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천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상당 부분이 매도차익거래 물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베이시스의 백워데이션 현상은 선물시장의 매도 압력이 높다는 것으로, 증시 전반에 좋은 신호는 아니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백워데이션이 시장 하락에 선행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지수 저점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2년 이후 최근과 비슷한 수준으로 백워데이션이 심했던 때는 2012년 6월과 2013년 6월, 2015년 9월 만기 시점이었다"며 "심한 백워데이션은 고점 부근의 셀(sell) 신호라기보다는 오히려 저점 부근의 바이(buy) 신호에 더 가까웠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물가격이 이론가격 근처로만 상승해도 최근 누적된 매도차익거래 일부가 청산되면서 주식 매수로 유입될 수 있다"며 "최근 증권사 매도 금액을 고려하며 코스피에 최대 1조원가량 잠재적인 매수 유입 물량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가까워진 상황에서 외국인의 선물 매수 향방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외국인이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에 반응해 선물을 매수할 경우 시장베이시스 개선으로 이어져 차익매수가 유입될 여지가 있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 연속으로 코스피200 선물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1조원에 육박한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시장베이시스 축소로 외국인과 증권사의 차익 프로그램 매도가 이미 충분히 나왔기 때문에 만기일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며 "게다가 외국인이 최근 선물 환매수를 진행하고 있어 동시 만기일 부담은 더욱 줄어든 상태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는 국가/지자체 투자자의 프로그램 매매도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베이시스 차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주체도 반응이 없는 상황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워데이션의 장기화는 매도차익거래 위주의 차익거래 흐름을 이끌었고, 최근에는 베이시스 약세 심화에도 추가적인 매도차익 물량이 나오지 않았다"며 "매도차익잔고가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우호적인 만기 효과가 우세해 보인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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