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외교적 마찰로 대림산업의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해외플랜트 사업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란에서의 정유 공사가 계약 해지되며 해외수주잔고의 절반가량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중동 외 신흥국으로 눈을 돌려 수주는 내년에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7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기준으로 대림산업의 해외수주잔고는 4조7천2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보다 2천억원가량 줄었다. 2016년까지 6조원대 후반을 나타내던 대림산업의 해외수주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란에서의 비보(悲報)로 대림산업의 해외수주는 절반 정도 추가로 감소한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부활시키면서 대림산업이 수주한 이란 이스파한 정유 공사 계약이 해지됐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금융조달이 완료되지 않으면 계약을 무효로 하는데 미국의 이란 핵 협상 탈퇴로 대림산업은 계약을 더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

대림산업이 밝힌 이란 이스파한 정유 공사 해지 금액은 2조2천334억원이다. 대림산업의 해외수주잔고는 2조5천억원 부근으로 내려오게 됐다. 플랜트 수주잔고도 1조원대로 떨어질 처지다.

이란은 대림산업의 해외플랜트 주력시장으로 평가됐다.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는 영업조직에 이란영업팀을 따로 설치했다. 지난 분기 기준으로 영업조직 내에서 특정 국가의 이름을 넣은 팀은 러시아영업팀과 이란영업팀뿐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란영업팀은 다른 중동국가인 오만도 담당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이란영업팀에 대한 조직개편은 없고 운영방향의 변화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관련 이벤트가 대림산업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해외사업 불확실성은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수주 회복세는 내년을 기대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이스파한 정유 공사 계약해지로 손익에 영향은 없지만, 플랜트 수주가 부진할 때 이란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됐다"며 "성장동력의 하나인 해외플랜트 사업전개에 관한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사업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플랜트 관련 실적도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내년에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신규 해외수주가 회복하면서 투자 매력도 두드러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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