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중국 ABCP 디폴트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증권사간 대립 양상이 나타났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일각에서 제기된 '파킹거래(예약매매)'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투자증권은 현재 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에너지 기업의 ABCP와 관련해 파킹 거래 의혹을 부인했다. (연합인포맥스에서 5월 29일 송고한 '일부 증권사, 中 CERC 담보부 전자단기사채(ABCP) 파킹 의혹' 제하 기사 참고)

차이나 에너지 리저브 앤드 케미컬스(CERCG) 역외 자회사 CERCG 캐피탈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특수목적회사(SPC)'금정 제12차'가 약 1천650억원을 발행했고 주관사 한화투자증권 등이 이를 인수했다.

업계 일부에선 현대차투자증권이 타 증권사 2곳이 받은 물량을 거래해주기로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예약 매매의 경우 파킹 거래와 다름이 없어서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투자증권은 ABCP 중개를 위해 보유한 금액은 500억원(채권중개북 기준)이고, 이 중 C사, D사 2곳에 420억을 예약 매매하기로 돼 있었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중개를 위해 이중 500억원을 매수해 일시 보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K-Bond와 같은 공식적인 채권 중개 플랫폼 등을 통해 사전에 협의된 국내 금융기관 두 곳에 각각 200억, 220억을 넘길 예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이 떠안은 250억원의 물량을 다시 현대차투자증권이 사들이기로 했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현대차증권 측은 K-Bond 이외의 사적 메신저는 공식적인 플랫폼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일부에서 현대차투자증권과의 예약매매로 주장하는 250억원은 자사 채권 중개북에는 없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즉, 공식적인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아니고 메신저 등을 통해 ABCP 수요 협의 차원에서 실무자간 사적으로 얘기된 금액이기 때문에 법적 유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이번 중국 ABCP 상품이 중국 공기업 지급보증 사채로 알려져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며 "이에 채권 매도자와 매수자를 연결해주는 단순 중개자로서, 예약매매 등 통상적인 중개업무 절차에 따라 일을 진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CP에 대한 투자 목적은 없었으며 중개 수수료도 크지 않아 실익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대차투자증권이 이번 중개를 통해 얻는 중개 수수료는 100억원당 약 200만원 수준이다. 문제가 된 ABCP 500억원 물량이 정상적으로 전액 중개되었으면 약 1천만원의 중개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이 상품이 중국 공기업 지급보증사채로 알려져 시장 수요가 높아 단순 중개 목적으로 참여했다가 갑작스러운 디폴트를 맞아 원치 않게 보유하게 됐다"며 "현재 채권단 협의를 통해 부실 ABCP에 대한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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