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만큼 해롭다는 취지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궐련형 전자담배를 제조하는 담배업체들은 식약처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식약처는 7일 국내 판매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에 포함된 니코틴과 타르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대상은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 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전용기기를 통해 연초를 고열로 가열해 배출물을 흡입하는 가열식 담배다.

식약처는 일반담배의 국제공인분석법인 ISO법과 HC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맞게 적용해 분석했다.

ISO법은 담배필터의 천공(穿孔) 부위를 개방해 분석하는 방법이다. HC법은 실제 흡연자의 흡연습관을 고려해 천공부위를 막고 분석하는 방법이다. HC법은 ISO법보다 더 많은 담배 배출물이 체내에 들어간다고 가정한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ISO법 기준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3개 제품에서 니코틴이 1개비당 평균 0.1~0.5㎎ 검출됐다. 국내에서 많이 소비되는 일반담배 5개 제품의 평균 니코틴 검출량은 1개비당 0.4~0.5㎎이다.

일반담배 5개 제품은 '디스플러스', '에쎄프라임', '던힐', '메비우스스카이블루', '팔리아먼트아쿠아5' 등이다.

타르는 일반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더 많이 검출됐다.

궐련형 전자담배 1개비당 타르는 평균 4.8~9.3㎎ 검출됐다. 이는 일반담배 1개비당 평균 4.3~5.8㎎ 검출되는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WHO가 각국 정부에 저감화를 권고한 9개 성분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더 적게 검출됐다.

궐련형 전자담배 1개비당 평균 검출량을 보면 벤조피렌은 불검출∼0.2ng, 니트로소노르니코틴은 0.6∼6.5ng,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은 0.8∼4.5ng, 포름알데히드는 1.5∼2.6μg, 벤젠은 0.03∼0.1μg, 아세트알데히드는 43.4∼119.3μg 등이다. 또 아크롤레인은 0.7∼2.5μg, 일산화탄소는 불검출∼0.2mg이다. 반면 1,3-부타디엔은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이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니코틴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는 금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유량은 일반담배보다 많다"며 "벤조피렌과 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궐련형 전자담배도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궐련형 전자담배를 제조하는 업체들은 반발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유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일반담배와 유해성을 비교한 것은 잘못됐다"면서 "타르는 불을 붙여 사용하는 일반담배에 적용된다. 연소가 발생하지 않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적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타르는 담배연기에서 물과 니코틴을 뺀 나머지를 지칭하는 것"이라며 "특정한 유해물질이나 성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BAT코리아도 "식약처의 조사결과를 보면 WHO가 저감화를 권고한 9개 성분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더 적게 나왔다"며 "이번 결과는 담배 유해성분을 줄였다는 담배회사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그러나 식약처는 타르와 니코틴 함유량을 근거로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KT&G 측은 "식약처 조사의 취지를 이해한다"면서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의 범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도 담배이기 때문에 유해성이 있다는 얘기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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