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을 하는 4개 부동산신탁사 사업장 중에서 미분양관리지역에 있는 곳이 전체의 32%에 달했다.

8일 한국기업평가 분석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하나자산신탁의 미분양관리지역 내 사업장은 108개로 전체 차입형 사업장의 32.1%로 집계됐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공사비 등의 사업비를 신탁회사가 직접 조달하는 사업 방식으로, 미분양이 늘면 자금 회수가 어렵고 이자 비용이 늘어난다. 분양이 부진해 자금이 계속 투입되면 신탁계정대여금도 늘어날 수 있다.

4개 신탁사 사업장 중에서 분양률이 40%가 안 되는 30곳의 신탁계정대여금은 1천492억원으로 총 신탁계정대여금(2조426억원) 대비 많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한기평이 분양이 저조한 상황을 가정해 분석한 결과 4개 신탁사의 올해 말 신탁계정대여금은 지난해 말보다 최대 1조1천484억원(56.2%)까지 늘어났다.

한기평은 공정률 대비 분양률이 낮을수록 신탁계정대여금의 대손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출처:한기평>

수주 증가세가 완연한 관리형 토지신탁의 경우 시공사 신용도가 낮다는 점이 잠재적 위험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관리형 토지신탁 수주액은 1천991억원으로 전년비 71.8% 늘었다. 신탁사의 책임준공 의무를 강화한 책임준공부 관리형 토지신탁 수주가 견인했다. 부동산신탁사는 자금 조달 부담이 없어서, 시행사는 공사비를 낮출 수 있어서 관리형 토지신탁을 선호한다.

한기평에 따르면 4개 신탁사의 책임준공부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 31개의 시공사 중 77%가 무등급이었고 BBB등급 16%, BB등급 7%로 시공사 신용도가 대체로 낮았고 시공능력평가 100위에 못 드는 시공사가 74%였다.

시공사가 부도를 맞거나 공사가 지연되면 부동산신탁사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유동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정효섭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지방 미분양이 느는 가운데 신탁 사업장의 분양실적 둔화는 자산건전성 저하와 재무 레버리지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책임준공부 관리형 토지신탁 수주가 늘며 사업 포트폴리오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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