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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규 칼럼> '세기의 담판' 그리고 금융시장
    이성규 기자  |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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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6.08  1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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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세기의 담판이라 불리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관통하는 두 어젠다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이다.

    협상의 대가라고 자부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핵 무력을 완성해 이란과는 전혀 다른 대미 협상 카드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은둔의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나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을 맞바꾸는 담판을 벌인다. 전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된 회담이다.

    짧은 하루의 만남으로 두 정상이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양국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을까.

    많은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선 비핵화와 체제보장 관련 기본 틀만 합의하고 세부사항은 다음 회담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외환시장이나 채권시장도 북미 정상회담 이벤트보단 미국 증시와 유가, 미 정책금리 향방 등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촉발한 무역전쟁 등 북미 정상회담과는 약간은 결이 다른 이슈를 더욱 걱정하는 분위기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세기의 담판이 깨질 수도 있다는 최악의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 이럴 경우 국내 금융시장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도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악재는 악재를 부른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금융시장은 수면 아래에 있는 남유럽과 신흥국 위기 악재까지 끌어 들여와 위기를 조장할 가능성도 있다.

    외교 전문가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판을 깰 수도 있으므로 북미 정상회담을 무조건 낙관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에 앞서 출간한 저서 '거래의 기술'은 흥정테이블에서 떠나버릴(walk away from the bargaining table) 때를 알아야 한다고 적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사업가 시절 부동산을 거래할 때도 이와 같은 협상 기술을 활용한 전례가 많다. 트럼프는 뉴욕의 생모리츠 호텔을 사들인 이후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고, 당시 이 호텔을 눈여겨본 호주 재벌 앨런본드가 매각을 제안했지만, 트럼프는 매각 제의를 단칼에 거절했다는 얘기는 뉴욕 부동산 시장에 전해 내려오는 유명한 일화다.

    트럼프의 속내는 빨리 팔아 자금난을 해결하고 싶었지만, 호텔을 사고 싶어하는 앨런본드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한 협상 기술로 트럼프는 '거절'이란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결국 뉴욕 부동산이 빙하기를 맞은 시절임에도 트럼프는 매각 제안 가격의 두 배를 받고 생모리츠 호텔을 엘런본드에게 넘겼다.

    트럼프는 국제 외교무대도 비즈니스와 다를 게 없다고 보는 인물이다. 모든 이들의 이러한 트럼프의 돌출 행동을 걱정하고 있지만, 이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면 단 하루라는 짧은 시간일지라도 양 정상이 극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도 있다.

    미국계 은행의 한 임원은 "예측 불가능한 두 정상은 오히려 외교적 절차 등을 무시하고 싱가포르에서 비핵화 합의와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통 큰 합의를 이룰 수도 있다"며 "특히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즐기는 트럼프가 극적인 상황을 연출할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하튼 우리 정부나 금융 시장참가자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시나리오별로 나눠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정책 당국자들은 시장 안정에 방점을 둬야한다. 이번 회담을 무조건 낙관하기도, 그렇다고 경계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책금융부 부장)

    s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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