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한국은행이 오는 12일 채권시장에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어떤 시그널을 보낼지 주목된다.

이주열 총재가 한은 창립 68주년 기념사를 내놓는 데다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도 공개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11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달 12일은 한은 창립 68주년 기념일로 이주열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깜빡이'를 켠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그는 작년 창립 기념일에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 첫 임기가 시작된 후 3년 만에 긴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주열 총재는 당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면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는 2016년 6월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인하됐고, 당시까지 1년간 해당 수준을 유지했다.

기준금리는 그러나 이주열 총재의 창립 기념일 발언이 나오고 5개월 후인 작년 11월, 6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25bp 인상됐다.

이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은 이주열 총재가 올해 창립 기념식에서도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유의미한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은이 올해 1월과 2월, 4월, 5월 통화정책방향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않고, 최근 들어선 한은에서 올해 여름으로 점쳐지던 금리 인상 시점이 뒤로 미루는 듯한 시그널이 나오면서 이주열 총재 발언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 딜러는 "최근 이주열 총재가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시장에 일관성 있는 신호를 보내지 않아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한은 총재가 더 분명한 어조로 시장과 커뮤니케이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4시에 공개되는 제10차(5월 24일 개최) 금통위 의사록 내용도 시장의 관심사다.

당초 시장 참가자들은 5월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후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25bp 상향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주열 총재가 고용 중시 발언을 내놓는 등 애매한 스탠스를 보이고, 경기 하강 논란까지 더해지자 5월 금통위에선 만장일치 금리 동결 결정이 나왔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에 따라 금통위원들이 경기 상황 상황과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때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증권사 딜러는 "남은 통방 금통위는 7월과 8월, 10월, 11월 네 차례뿐인데, 일각에선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의사록을 통해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할 힌트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에는 서울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수의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12일 개최되는 데 이어 하루 뒤인 13일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한국 시각으로 14일 새벽에는 12~13일(현지시각) 열리는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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