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남북정상회담으로 시작한 한반도 긴장완화가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발행한 회사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과 미국 등 글로벌 투자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최근 발행된 건설사의 회사채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모양새다. 상대적으로 고금리가 주어지는 데다 남북경협에 따른 일감확대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11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유통 장외시장 개별종목 매매내역(화면번호 4505)을 보면 지난 4월 30일부터 전일까지 포스코건설이 발행한 3년 만기 채권 '포스코건설 54'의 거래량은 1천42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10위권 건설사의 단일 종목 중 가장 많은 거래를 나타냈다.

이 채권은 지난달 2일이 발행됐다.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지 얼마 안 돼 나온 포스코건설의 지표물(가장 최근에 발행된 채권)이다. 금리도 4.206%로, 포스코건설의 잔존 채권 종목 중 가장 높다. 이 때문에 투자자가 대거 몰렸다.

건설사 채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거래량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대림산업이 발행한 채권은 지난달 30일에 나온 새 채권(대림산업 262)보다 지난 4월 6일 공개된 3년물인 '대림산업 261-1'의 거래가 급증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144억원의 자금이 오갔다. 같은 3년물로 대림산업 261-1의 금리는 연 3%대지만, 대림산업 262의 금리는 2.8%에 못 미치는 점이 관심도를 좌우했다.





이들 회사보다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만큼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더 높은 SK건설과 롯데건설에도 이목이 쏠렸다.

SK건설의 회사채 SK건설 149, SK건설 151-1, SK건설 157 등도 남북정상회담 이후 모두 100억원대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지표물 채권인 롯데건설 129가 584억원 거래됐다.

남북경협 국면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는 현대건설의 채권도 투자자의 손길이 닿았다. 현대건설이 지난 2월 8일에 내놓은 3년물 현대건설 301-1의 경우 발행 이후 거래가 없다가 지난달 24일 300억원이 거래됐다. 민간 신용평가사가 매긴 평균 금리보다 7bp(1bp=0.01%포인트) 낮아 높아진 가치를 인정받았다.

아울러 채권시장에서 거래가 거의 없던 삼성물산의 회사채 '삼성물산 110-1'의 거래가 확대했다. 5월 이전까지는 300억원의 거래가 한 건 존재했다가 지난달에 세 건의 거래가 총 900억원 규모로 추가됐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남북경협으로 거론되는 철도, 도로 등의 사업은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강점을 가진 부문이고 규모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5년물 이하로 발행한 건설사들의 채권 안정성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사업이 추진돼 어떤 건설사가 얼마나 일감을 가져가느냐가 금리 수준까지 움직일 수 있다"며 "그때는 자본차익을 노린 개인투자 수요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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