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윤성현 기자 = 이번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도 막대한 규모의 외화부채로 고민에 빠졌다.

1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2~13일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업계에서는 FOMC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보다 25bp 높은 1.75~2.00%로 인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과 다른 국가 간 경기 모멘텀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국내 항공사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대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환율 상승 리스크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는 항공기를 구매하거나 임대할 때 대부분 달러화로 결제한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항공사들은 더 많은 부담을 떠안게 되는 셈이다.

이미 국내 항공사는 수조원 단위의 외화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외화차입금과 외화금융리스는 9조6천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달러화 표시의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외화자산을 제외한 순외화부채는 80억달러에 이른다. 이론적으로 보면 달러-원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800억원에 달하는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별도기준 외화차입금은 2조1천503억원 수준이다. 이 중에서 달러화 표시는 58%를 차지한다. 달러-원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116억원에 가까운 관련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달러-원 환율 상승기에도 이들 항공사는 외화 차입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작년 6월 3억달러 규모의 해외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했다.

대한항공은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항공기 16대의 신규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지속적인 외화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자본확충을 위해 2분기 내로 최대 3억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신용평가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항공업계의 재무적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기본적인 영업 상황은 양호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들어 항공업계도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해 차입통화를 다변화하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항공업계의 외화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며 "그에 따라 항공사들은 달러화 부채 외에도 유로화, 엔화 부채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sh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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