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다음 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시작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2bp 오른 2.959%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3bp 상승한 2.528%에 움직였다. 지난 5월 22일 이후 가장 높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8bp 높은 3.100%에 거래됐다.

10년과 2년물 국채수익률 격차는 전장 44.2bp에서 43.1bp로 좁혀졌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미 재무부의 국채 입찰을 앞두고 하락 출발했다가 낙폭을 소폭 줄였다.

시장은 이날 미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미국 무역협상과 북미 정상회담, 뉴욕 증시와 신흥시장 동향, 입찰 결과 등을 주목했다.

지난 주말 국채가는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 대한 불안과 주요 7개국(G7) 정상 회의 속에 보합세를 보였다.

금리 전략가들은 이번 주 예정된 일정과 발표가 많다며 680억 달러어치의 재무부 국채 입찰이 진행되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 통화정책 결정이 줄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FOMC는 오는 13일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관건은 연준 위원들이 올해 총 네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느냐 여부다. 이에 따라, 하루 앞서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일종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있다.

EAB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아님 홀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와 미국 금리의 파장은 무역 갈등이나 한국 관련 우려를 압도한다"고 설명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헤드는 "G7, 관세, 해외 외교 사안 등이 미 경제의 복잡성을 진짜 바꿀 것인가? 명백하게 많이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애론 콜리는 "작아도 현존하는 무역 우려가 남북정상회담과 달리 앞으로 몇 달간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의 조지 곤칼브스 헤드는 "미 국채는 연준이 멈출 때까지 약세장일 것 같다는 견해를 유지한다"며 "연준은 거의 확실히 이번에 금리를 올리고, 경제 성장이 추세를 웃돌고 있어서 점도표를 올해 총 네 차례로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14일 결과를 내놓는 ECB도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단계적 축소와 관련한 결정을 이달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 해외 경제학자는 "우리는 경제 성장 궤도에 분명한 단절이 있다고 본다"며 "ECB가 '펀치 볼(파티 음료수)'을 치울 때라는 점에 동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반면 콘칼브스 헤드는 "시장이 대부분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이 10월을 넘어 연장되지 않으리라고 예상하더라도,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지표 부진과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 같은 역풍 때문에 이번에 나오는 어떤 발표도 매파적으로 보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미 재무부는 이날 3년 만기 국채 320억 달러어치와 10년 만기 220억 달러어치를 시작으로, 다음날 140억 달러어치의 30년 만기 물도 입찰한다.

미 연방정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560억 달러어치 국채를 입찰한 바 있다. 국채 입찰 규모의 증가는 지난해 말 발표된 1조5천억 달러 규모의 감세 영향이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 증시 상승세 속에 두 기간물의 입찰에서 탄탄한 수요가 확인됐음에도 다시 낙폭을 확대했다. 장 마감 후에 낙폭을 다시 줄였다.

미 재무부는 3년물 국채를 연 2.664%에 발행했다. 포괄적인 수요를 보여주는 응찰률은 2.83배, 해외 중앙은행 등의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51.4%, 직접 낙찰률은 9.2%였다. 간접 낙찰률은 3년 내 최고치를 보였다.

미 재무부는 또 10년물 국채를 연 2.962%에서 발행했다. 응찰률은 2.59배, 간접 낙찰률은 56.0%, 직접 낙찰률은 16.3%였다.

전문가들은 3년과 10년물 모두 발행금리가 입찰 전 거래 수준보다 낮았다고 전했다.

전략가들은 FOMC와 ECB가 국채수익률을 크게 높일 가능성이 크다며 다음날 나오는 5월 CPI와 근원 CPI를 주목했다.

월가의 헤드라인 전망치는 각각 전월대비 0.2%와 전년대비 2.7% 상승이었다. 근원 CPI 예상치도 각각 0.2%와 2.7% 상승이었다.

전략가들은 북미 정상회담 등 지정학적 변수도 관심을 보였다.

제프리스 그룹의 토마스 사이먼 머니 마켓 경제학자는 이번 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을 포함해, 다뤄야 할 많은 것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착수한다면 이전과는 다르고 전례 없는(different and unique) 안전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싱가포르 메리어트 호텔 프레스센터에서 백악관 출입기자를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주한미군 철수문제가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또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밤 '깜짝' 외출에 나서, 싱가포르의 대표적 관광명소를 차례로 둘러봤다. 나중에 웃음을 지으며 '셀카'를 찍은 것이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 등이 SNS에 올리면서 공개됐다.

국제위기그룹의 마이클 코빙 수석 고문은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관련 정치적인 합의를 하더라도 위험요인은 세부사항 합의에는 실패하는 것"이라며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는 1년도 아니고 5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존스 경제학자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며 두 정상 간에 돌파구가 생기든지 입씨름이 있든지 중기적으로 주식시장에는 많은 차이가 없다"고 진단했다.

존스는 "지난해 세계 증시는 워싱턴과 평양 사이의 수사가 '화염과 분노', 미사실 발사 등으로 빨갛게 달궈졌을 때 많은 반응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6bp 오른 0.493%, 같은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27.6bp 내린 2.842%에서 움직였다.

신임 이탈리아 재무장관인 조반니 트리아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의 유로화 동맹 탈출 가능성을 낮추는 발언을 했다.

트리아 장관은 주말 동안 "실수로라도 금융 불안정성을 초래하는 조치들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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