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신한금융투자는 북미정상회담이 정식 수교로까지 이어지면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 전문가로 통하는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 이사는 1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은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과 유사하나, 가장 큰 차이점은 북한과 미국이 직접 만나서 담판한다는 것"이라며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소 이사는 수년간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북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북한에 대해서는 '불모의 땅'이나 마찬가지였던 여의도에서 현재 가장 '핫'한 전문가가 됐다.

최근 북한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한 후 일관된 시장화 조치를 추진하면서 경제 상황도 호전됐다.

소 이사는 "정상회담이 성공하면 북한은 베트남식 경제개발 모델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의 제재 완화에 따라 경제특구에 한국, 중국, 미국 기업을 유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달 연합인포맥스 창립 27주년 콘퍼런스에 참여해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제시하며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환황해·환동해 경제 벨트, 접경지역 평화 벨트 등을 조성하고, 남북 경제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 이사는 "정상회담 이후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며 "경제 공동체 구축은 한국 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임은 물론, 경제성장률, 고용, 수출 등 모든 매크로 지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고질적인 증시 디스카운트 요인이 됐다. 이번 회담을 통해 지정학적 불안감 후퇴에 따른 투자 심리 개선 기대감도 높다.

소 이사는 "전쟁 위협, 고령화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간 한국보다는 중국, 일본 시장에 포커스 했다"며 "정상회담의 성공은 이런 외인의 시선을 한반도로 돌리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개성공단, 금강산 산업과 관련된 종목의 흐름이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철강, 건설, 에너지 업종의 수혜를 기대했다.

소 이사는 "인프라 투자의 핵심 원자재인 철강업체 등에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며 "최근 베트남 인건비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섬유업종의 수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2005년에서 2007년 사이 중국 특수로 인해 포스코 주가는 급등세를 나타낸 바 있다. 2년여 사이 주가는 200% 이상 상승하며 고공행진 했다.

그는 "초기 인프라 투자 확대로 철근을 포함한 건설용 철강재와 구리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과잉생산설비를 보유한 한국 철근과 강관업체에는 분명한 기회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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