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종료일을 못 박는 대신 '유연한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축소)'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각) 미국 CNBC에 따르면 픽텟 자산관리의 ECB 전문가 프레데릭 듀크로제트는 "ECB는 양적완화 종료일을 발표하는 비전통적인 방식보다 '유연한 테이퍼링'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ECB는 '자산매입 규모를 더는 대규모로 확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테이퍼링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7월 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BC는 구체적인 테이퍼링 계획이 6월에 나오든 7월에 나오든 현재 시장 이코노미스트 중 압도적인 대다수가 연말께 양적완화의 종료를 점치고 있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마크 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ECB가 출구전략 성명을 발표하는 게 6월이든 7월이든 4분기에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한 뒤 12월에는 양적완화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시기는 내년 6월"이라고 내다봤다.

CNBC는 이번 회의 후 발표되는 경제전망에서 ECB가 다소 놀라울 정도로 매파적인 태도를 취한 이유가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C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은 다소 하향 조정되더라도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다면 ECB의 입장 변화는 어느 정도 납득이 갈 것"이라고 전했다.

듀크로제트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2020년까지 1.8%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ECB는 유연한 테이퍼링으로 돌아설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거와 다르게 ECB가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더라도 시장은 그동안 이를 충분히 소화해왔으며 이른바 '긴축 발작' 시나리오도 매우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고 투자은행 나티시스는 강조했다.

나티시스의 더크 슈마허 ECB 전문가는 "ECB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되더라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매우 느슨할 것"이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