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주요국 증산에 대한 부담에도 최근 가격이 큰 폭 떨어진 데 따른 저점 인식과 미국 재고 감소 전망 등으로 소폭 상승했다.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6달러(0.4%) 상승한 66.3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가능성과 미국 생산량 증가 등 공급 확대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최근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진 데 따른 저점 인식도 강화됐다.

이날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다수 제기됐다.

OPEC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달 회원국의 산유량이 전달보다 하루평균 3만5천 배럴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산유량 증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했다. OPEC은 사우디의 5월 산유량이 전월보다 하루평균 8만5천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 리비아의 산유량이 줄면서 이를 상쇄했다.

다만 사우디가 자체적으로 발표한 자료에서 5월 산유량이 하루평균 16만1천400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OPEC은 매달 회원국이 보고한 산유량 데이터와 OPEC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산유량 통계 두 가지를 발표한다.

통상 OPEC의 자체 조사 통계가 더 신뢰도가 높지만, 사우디의 자체 통계는 이들이 산유량을 줄이기를 원하는지 늘리고 싶은지 보여주는 지표로 중요하게 간주한다.

사우디는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 이후 증산 이슈를 꾸준히 제기 중이고, 미국이 사우디 등 OPEC에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의 증산을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OPEC은 또 (非) OPEC 산유국의 올해 원유 생산 전망치를 하루평균 5천975만 배럴로 기존 전망보다 13만 배럴 상향 조정했다. 미국 셰일 오일 생산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도 이날 올해 미국 산유량을 하루평균 1천79만 배럴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5월 보고서의 전망치보다 0.6% 상향된 수준이다.

EIA는 반면 올해 WTI 가격 전망치는 64.53달러로 기존 전망보다 1.6% 하향 조정했다.

주요국 증산 가능성 및 미국 산유량 확대 전망에도 다음 날 나올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감소 전망이 가격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랫츠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에 따르면 EIA 원유재고는 26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전일 OPEC의 두 번째 산유국인 이라크가 증산에 대한 반대 견해를 명확히 하는 등 산유국 증산 관련 논란도 지속했다.

이라크와 이란, 베네수엘라 등은 OPEC 증산에 반대 뜻을 견지하는 중이다.

이날 발표된 OPEC 통계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원유재고가 전달보다 670만 배럴 줄어든 28억1천100만 배럴을 기록한 점도 유가에 도움을 줬다. 이는 OPEC의 목표치인 최근 5년 평균 재고량보다 2천600만 배럴 작은 규모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22일 OPEC 회의까지 변동성이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최근 가격 낙폭이 크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아이캡-TA의 월터 짐머맨 수석 기술적 분석가는 "WTI는 최근 몇 주간 배럴당 73달러에서 65달러대까지 급락했다"며 "계절적인 하락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조정되지 않는 큰 낙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WTI가 반등할 것으로 본다"며 "다음 주 OPEC 회의를 앞두고 매도포지션 차익실현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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