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다음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2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34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01엔보다 0.33엔(0.29%)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5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84달러보다 0.0034달러(0.28%)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65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67엔보다 0.02엔(0.01%) 하락했다.

시장은 이날 소비자물가 발표, 미국 무역협상과 북미 정상회담, 뉴욕 증시와 미 국채 금리 등을 주목했다.

달러화는 북미 정상회담과 소비자물가 발표 후에 엔화에 올랐다.

전날 달러화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엔화에는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2.98% 수준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전장 종가인 2.959%로 내려앉았다.

유로화는 이틀간 FOMC와 유럽중앙은행(ECB) 회의를 앞둔 부담으로 보합권에서 맴돌았다.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후 세계 금융시장은 이렇다 할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북미 양국은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공약과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제공 공약을 맞교환하는 합의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 합의문 서명식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 형식의 4개 항 합의문에 서명했다.

스웨덴 은행인 SEB의 멜로디 지앙 전략가는 북미 회담은 상당한 사건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양측이 계속 따듯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계속 대화를 할 것 인지라며 너무 흥분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경제 예측 전문 리서치 회사인 EIU도 북미 정상회담이 남긴 비핵화 숙제가 여전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EIU는 북미 회담 합의문에 한반도의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에 대한 명기가 없다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것을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에 대해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안위타 바수 EIU 분석가는 "이번 회담은 북한에 큰 승리이다"라며 고립주의에도 국가로서 인정받은 것은 북한이 오랫동안 추구해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컨설팅 업체인 컨트롤리스크스는 "북미정상회담 합의서에 새로운 약속이 없고 두 정상은 실제로 거론되어야 하는 중요한 질문들은 향후 몇 달 후에 열릴 것으로 예상하는 차후 회의로 미뤘다"고 분석했다.

이어 컨트롤리스크스는 "이는 과정의 시작에 불과하고 이 과정은 계속되는 위험과 갈등이 커지는 것 등을 수반한다"면서도 "회담을 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고, 외교의 통로를 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런던 캐피털 그룹의 재스퍼 롤러 헤드는 "달러는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간밤 강세를 보였다"며 "트럼프는 회담이 가까워지면서 기대 수준을 낮추는 관리를 했고, 뉘앙스가 낙관적으로 나온 것이 아시아장에서 달러를 4거래일 만에 가장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2%(계절 조정치)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0.2% 상승이었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2.8%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 예상치는 2.7% 상승이었다. 전년비 물가 상승률은 2012년 2월의 2.9% 상승 이후 가장 높았다.

소비자물가의 상승은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과 주거비가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5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2% 올랐다. 애널리스트들도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5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2%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2.2% 상승을 예상했다.

노동부는 또 5월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시간당 실질 임금은 0.1% 올랐다고 밝혔다. 전년 5월 대비로는 변화가 없었다.

플란테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짐 페어드 최고운용책임자는 "물가는 치솟지 않고 있지만,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며 "불과 몇 년 전에 디플레이션을 걱정했던 것을 기억해보면, 물가라는 배는 순항했다"고 설명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선임 미 경제학자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가 전년비 기준으로 6년래 가장 높아진 것은 부분적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지만 또 근원 물가도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다음날 금리 인상 경로에 계속 있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엔화에 추가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떨어졌다.

전략가들은 FOMC와 ECB에 대한 전망을 계속 내놨다.

다음날 결과를 내놓는 FOMC는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관건은 연준 위원들이 점도표에서 올해 총 네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느냐 여부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사는 미국 금리에 대해서 약세를 내다보지만, 유럽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중확대' 전망을 지속했다.

운용사는 미국 금리는 단기적으로 더 오르는 것에 어려움을 겪겠지만, 장기적으로 상승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며 또 시장 가격이 시사하는 것보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더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14일 회의를 마치는 ECB도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단계적 축소와 관련한 결정을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은 ECB가 이번에 오는 9월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암시만 내놓고, 테이퍼링 일정 공개는 다음 달로 미룰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은 ECB가 현재 한 달 300억 유로인 자산매입을 올해 4분기부터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BBH는 하지만 ECB가 유가 상승과 유로화 약세를 이유로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기존보다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ABN암로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금리 인상의 시기와 경로가 채권 금리를 움직일 것이 때문에 이와 관련한 선제 안내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들은 "낮은 물가 압력과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은 현재 금융시장이 예측하는 것보다 금리 인상을 더 늦어지게 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ECB의 금리 인상 관련 메시지가 비둘기파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재정적자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한 4천328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5월 미국의 재정적자는 1천468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66% 증가했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1천440억 달러였다. 지난 3월 세금으로 인한 미정부 수입은 10% 줄어들었지만, 지출은 11% 늘어났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