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이벤트가 종료되면서 국내 보험업계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 역전 폭이 더 확대되기 때문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채권평가이익을 방어하기 위한 대응을 짜고 있다.

FOMC에서 현재 연 1.50∼1.75%인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한국(연 1.50%)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 폭이 0.50%포인트로 커진다.

이에 보험사들은 금리 변화에 따른 민감도를 낮추기 위해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회계상 재분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재무제표상 증권을 만기보유증권 계정으로 분류하면 장부가격과 이자만 반영되지만, 매도가능증권 계정으로 분류하면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이 반영된다.

매도가능증권의 경우 저금리 기조 속에서는 평가이익을 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

지난 2월 ING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은 10조 원과 2조2천억 원 규모의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했다. 흥국생명도 1조2천억 원 규모의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변경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3년간의 재분류 제한 기간이 끝난 보험사들이 미리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갈아타면서 평가이익을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해외채권 투자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생보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 규모는 87조4천63억 원으로 작년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부터 외환(FX)스와프 포인트가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면서 미국 채권 수익률 상승분보다 환 헤지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형 보험사의 자산운용 담당자는 "환 헤지 비용 증가로 해외채권 신규 투자보다는 국내 채권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며 "조만간 국고채 50년물 발행이 이뤄지면 보험사들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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