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국내 회사채시장의 관심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 정례회의에 쏠릴 전망이다.

13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512)에 따르면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전일 국고채금리는 대부분 구간에서 소폭 하락하거나 제자리에 머문 가운데 회사채와 국고채 간 신용스프레드도 전반적으로 관망세를 나타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2일 연 2.223%로 전일과 같은 수준에서 종가 마감했고, 10년물 금리는 2.721%로 전일보다 1.1bp 하락했다.

같은 기간 'AA-' 등급 회사채(공모/무보증, 3년 만기)의 신용스프레드는 10bp 상승한 46.3bp로, 'A-' 등급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전일과 동일한 147.7bp로 집계됐다.

회사채시장이 휴일인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망세가 형성되는 한편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시장금리에 하방 경직성이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 국채금리는 FOMC와 ECB 회의를 앞둔 경계감과 북미정상회담 성사 기대감 등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등으로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부터 이틀간 FOMC 회의를 개최한다. ECB의 정례 통화정책회의는 오는 14일 열릴 예정이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은 "지방선거에 따른 짧은 영업일과 주 후반 예정된 미국 FOMC, ECB 등 통화정책회의에 따른 경계감 등으로 국고채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며 "이에 따라 크레디트시장은 제한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단기적으로 유의미하게 스프레드가 축소 전환될 유인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내 회사채시장 금리는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정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합의문에 명문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이는 명문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는 CVID를 합의문에 명시적으로 반영하지 못했음에도 북미 간 첫 비핵화 합의를 성사시켰다는 점에 이번 회담의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해빙 무드에 더해 FOMC와 ECB의 판단도 금융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 시장금리가 대체로 미국 금리에 연동해 움직인다는 점 때문이다.

FOMC는 인플레이션 수준과 GDP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데 사실상 이번 회의에서 미국 정책금리 인상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국내외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ECB 또한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 통화긴축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회사채를 선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북미정상회담의 성사가 남북경협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수혜주로 떠오른 국내 건설사들에 우호적인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판단된다. 남북경협에 따른 수주물량 확대로 자금 소요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대체로 낮은 건설사들이 고금리 매력을 앞세워 회사채 발행에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6월 FOMC에서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폭이 커질 가능성이 크고 글로벌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상황이 연출될 경우 국내외 금리가 재차 상승할 수 있다"며 "건설채에 단기간 실적호조가 나타날 것으로 보며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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