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서울채권시장은 매파적 본색을 드러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전 거래일에 나왔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약세 압력이 나타날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1.75~2.00%로 25bp 인상했다. 이로써 한국과의 기준금리는 50bp 벌어지게 됐다.

채권시장은 당초 FOMC가 불확실성 해소로 작용하리라 예상했었다. 미국이 설마 네 차례 금리를 올릴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예상하기 어려웠던 결과가 나왔다.

연준의 점도표에서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네 차례로 상향 조정했다. 15명 위원 중 8명이 네 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위원은 내년에도 세 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리라 전망했다. 연준이 제시한 올해 말 연방기금(FF) 금리 중간값은 2.4%로, 3월 2.1%에서 올랐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미 금리 인상 배경으로 "미국 경제는 강하고, 노동시장도 강하고, 성장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은 "유가가 인플레이션을 2% 위로 밀어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해 승리를 선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 기조를 나타내면서 뉴욕금융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9.53포인트(0.47%) 하락한 25,201.20에 거래를 마쳤다.

미 금리는 상승했다. 10년물은 0.37bp 오른 2.9667%, 2년물은 2.05bp 높은 2.5654%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평가와 달리 주요 가격변수의 약세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한국도 금통위의사록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12일 장 마감 후 발표된 금통위의사록에서는 매파 기조로 분류된 금통위원이 세 명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중 두 명은 이미 매파 기조를 드러냈기 때문에 채권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당초 중립 성향을 보였던 한 위원이다. 그는 지난 5월 금통위의사록에서 "GDP갭이 플러스인 가운데 물가의 상승세 확대가 전망되고 세계 경제 동향이 시사하는 실질중립금리 상향 추이도 유효하므로, 향후 정책금리 경로 역시 상승 경로여야 한다는 정책판단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물가상승률 확대 전망의 실현 여부를 확인하며 금리 인상 시점을 조절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완화 정도를 신중히 판단해 나가겠다며 향후 금리 인상에 유보적인 판단을 보인 것과 달리, 금통위의사록은 매파로 한 발 더 다가가면서 시장참가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의사록에 드러난 매파 성향이 세 명이라는 것은, 총재까지 포함하면 이미 과반수가 금리 인상에 우호적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도 채권시장에는 부담스러운 재료다. ECB는 최근 테이퍼링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기도 했다.

채권시장의 수익률 곡선은 평탄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금리 인상 시그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급상으로는 국채선물 만기를 앞두고 포지션 조정이 나타나는지가 관건이다. 지난 2거래일 동안 개인의 국채선물 매수가 두드러졌었다. 개인의 움직임도 주목해서 봐야 한다.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83.70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4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77.20원) 대비 7.90원 올랐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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