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내년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보다 인하 여지에 주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아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시장 전문가 도시마 이쓰오 도시마&어소시에이츠 대표는 14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기고에서 "내년은 연준이 '어디까지 금리를 인상할까'보다 '금리 인하 여지는 어디까지인가'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시마 대표는 연준의 경제 성장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연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8% 성장하리라고 내다봤으나, 내년과 2020년 전망치는 각각 2.4%, 2%로 낮춰잡았다.

도시마 대표는 "미국의 경기 순환 사이클이 드디어 마지막 단계로 진입하면서 시장에서는 리세션(경기 후퇴) 전조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가능성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마 대표는 보호주의에 대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반응이 신경 쓰인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두 차례 나왔는데 연준 관할 밖이라는 자세로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에서 '트럼프 차일드'로 여겨지는 파월 의장의 입장이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지만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보호주의가 세계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이제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사태는 미국과 동맹국의 심각한 균열로까지 발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표방하는 보호주의가 돌고 돌아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도시마 대표는 버냉키와 옐런 체제에서는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말이 나왔지만 지금은 '연준을 의심하라'는 속삭임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연준이 보호주의 영향을 경시해 금리 인상을 지속한다면 오버킬(overkill)의 위험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4회로 상향조정된 후 엔화 흐름이 지지부진한 것도 연준의 운영 리스크를 의식한 현상이라고 도시마 대표는 판단했다.

그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뒤처리하는 역할을 맡은 파월 의장이 미지의 영역을 항해하게 됐다며, 연준이 다가올 경기 후퇴를 위험 시나리오로 의식해 금리를 조심스럽게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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