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곡선 불가지론자…관찰 안 되는 변수에 집착 안 해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이론가가 아닌 실용주의자라며 이는 '그릇된 이론적 확신'이 아닌 '실질적 데이터'에 따라 정책을 운용할 것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렉스 너팅 칼럼니스트는 마켓워치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전 연준 의장들이 인플레이션, 실업률, 성장률 등이 어떻게 경제 이론과 일치하는지를 설명하려 애썼다면 파월은 "정책이 우선이고, 이론은 두 번째로 친다"는 점에서 새롭다고 평가했다.

너팅은 파월이 거시정책에 대한 특정 이론을 집착하지 않는다며 매파도 비둘기파도 아닌 "좋은 변명보다는 좋은 결과를 선호하는 실용주의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번 기자회견에서 주목할 점은 재닛 옐런이나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들이 하지 못했던 것 즉 '이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관찰되지 않는 변수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이를 정리한 점이라고 꼽았다.

너팅은 즉 필립스곡선 논쟁에서 파월은 어는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을 거부한,일종의 "필립스곡선 불가지론자(Phillips-curve agnostic)"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너팅은 파월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은 수준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실업률을 들여다볼 게 아니라 인플레이션 자체나 인플레이션 기대치 등을 직접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즉 인플레이션이 억제된다면 실업률은 하락하도록 내버려둬도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너팅은 파월 접근법에 문제는 지표에만 집착할 경우 이미 경제가 과열상태일 때를 "지나쳐버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경제 이론이 때로는 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실업률이 너무 낮아지면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게 너팅의 지적이다.

너팅은 지표에 따라 정책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파월의 접근법이 타당해 보이긴 하나 미래를 예측해주는 이론적 설명 없이 나오는 데이터에 반응하는 정책은 자칫 "뒤만 쳐다보는 일(backward-looking)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럼에도 분명 파월은 잘못될 때까지 옳다고 믿는 과거 많은 연준 당국자들과 달리 복잡한 경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를 확신을 갖고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 정도는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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