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보다 이번 달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가 채권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것으로 관측됐다.

퀼인텔리전스(Quill Intelligence)의 다니엘 부스는 13일(현지시간) 마켓워치를 통해 "미국 실질금리의 채권 변동성지수(MOVE)에서 이탈했는데, 이것은 과격한 수렴이 전개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통상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미국 10년 만기 실질 금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변동성지수(MOVE)와 밀접하게 연동했다. 지난 2008년 이후 둘 간의 상관관계는 0.76을 나타냈다.

상관관계가 1이면 정확히 같은 비율로 함께 움직인다는 뜻이고, 0은 서로 독립적이란 의미다. 상관관계가 -1이라면 정확히 반대로 이동한다는 얘기다.

변동성지수와 실질금리 간 양의 상관관계는 최근 몇 달 사이 약화했다.

10년 만기 실질 금리가 지난해 9월 초순 이후 60bp 이상 오르며 0.83%까지 오르며 10년 만기 명목 금리는 2.01%에서 2.95%까지 상승했다. 1개월짜리 변동성지수는 지난해 11월 초순 10년 만의 최저치인 43.97에서 올해 2월 69.52까지 오른 뒤 최근에는 55.96까지 떨어졌다.

금리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시장 변동성은 최근 들어 다시 크게 약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부스는 일본은행과 같은 주요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 탓으로 진단했다. 이들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에서도 채권금리 상승을 억제한다.

유럽과 일본 투자자는 특히, 고금리 채권인 미국시장으로 넘어가며 자국뿐만 아니라 미국 채권시장의 약세 압력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미국 금리인상 속에서도 채권금리 상승이 뒤따르지 못하는 데는 ECB와 일본은행 등의 영향이 작지 않은 셈이다.

부스는 "ECB가 양적 완화 정책을 거두는 것은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세를 가속할 것"이라며 "동시에 채권시장의 혼란이 유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변동성지수는 10년물 실질 금리와 격차를 줄이기 시작해야 한다"며 "투자자는 (관심을) ECB 양적완화 종결 시점에서 ECB의 금리인상 시작점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ECB가 오는 9월부터 자산 매입 규모를 점차 축소해 올해 연말까지 모두 중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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