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비둘기 성향이 주목받으면서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 32분(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31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29엔보다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8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89달러보다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82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30.03엔보다 내렸다.

시장은 ECB 결과와 기자회견, 미 경제지표, 미국 무역협상, 뉴욕 증시와 신흥시장 동향,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목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ECB가 자산매입을 올해 말로 종료하기로 하는 등 매파 성향을 보였지만 시장은 내년 여름까지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신호를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금리 차이는 더 확대되면서 양쪽의 채권과 외환시장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TD 증권의 자키 더글라스 수석 유럽 거시 담당 전략가는 "시장은 ECB의 금리에 관한 안내가 내년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한 영향으로 금리와 유로화가 낮아지는 것을 봤다"며 "그래서 시장이 금리 전망을 다시 반영해야만 한다"고 진단했다.

더글라스는 "그러나 기자회견 내용이 낙관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유로화를 바닥에서 오르게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캐피털 마켓츠의 제니퍼 맥콴 수석 유럽 담당 경제학자는 "12월에 자산매입을 끝내겠다는 ECB의 발표는 아마도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더 큰 결정이지만, 1년 이상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결정으로 중화됐다"고 설명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열고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제로(0)%로,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40%로 모두 동결했다.

ECB는 현재 9월 말을 종료 시점으로 한 달 300억 유로 규모로 시행하는 자산매입을 계획대로 유지하고, 10월부터는 한 달 150억 유로로 규모를 줄여서 12월까지 진행하고 끝내겠다고 설명했다.

ECB는 또 상당 기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문구를 현 금리 수준을 적어도 2019년 여름까지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바꿨다.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호조와 유로화 약세에도 엔화에 많이 오르지 못했다.

전날 달러화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파적이었음에도 무역 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산재한 데다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꺾이면서 하락했다. FOMC는 2015년 이후 7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 금리 인상 횟수 전망도 총 4회로 올려잡았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비둘기 ECB 성향에 2.931%까지 내렸다. 전날 종가는 2.979%였다.

ECB 성명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일시적 성장 둔화가 2분기까지 연장되고, 현존하는 위험을 저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CB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2.1%로 낮췄다. 내년과 내후년 전망치는 1.9%와 1.7%를 유지했다.

반면 ECB는 올해와 내년 물가(HICP) 전망치를 종전 1.4%에서 1.7%로 높였다. 내후년 예상치 1.7%가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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