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오진우 특파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물가에 여전히 상당한 부양책이 필요하고, 경기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등 다소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보였다.

드라기 총재는 또 올해 연말 양적완화(QE)를 종료할 예정이지만 기존 자산의 재투자는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며, 비상시 QE도 여전한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14일 올해 말 QE 종료와 내년 여름까지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는 ECB 통화정책 회의 결과가 발표된 이후 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ECB는 현재 300억 유로인 자산매입을 오는 9월 말까지만 유지하고, 10월부터 150억 유로로 줄인 이후 연말 종료하기로 했다.

ECB는 또 통화정책 성명에서 또 상당 기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문구를 적어도 현 금리 수준을 2019년 여름까지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바꿨다.

드라기 총채는 이어진 회견에서 "물가에 상당한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ECB가 올해와 내년 합성 소비자물가지수(HICP)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1.7%로 올렸지만, 2020년은 1.7% 전망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헤드라인 물가는 올해 남은 기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근원물가는 중기적으로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며 "임금 상승이 물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다만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드라기 총재는 경기 상황에 대해서도 "1분기 성장이 완만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시적인 요인이 1분기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했지만, "일시적 성장둔화가 2분기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 불확실성도 보인다"며 "현존하는 위험을 저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ECB가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2.4%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는 점도 밝혔다. 2019년과 2020년 전망은 1.9%와 1.7%를 유지했다.

그는 특히 경기와 관련해 외부 위험요인이 더욱 현저해졌다고 진단했다. 무역갈등 등이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드라기 총재는 이번 경제 전망에 최근 무역 관련 조치의 파장은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어 통화정책 성명에 이례적으로 '최소한 내년 여름까지'라는 구체적인 기한을 표기한 것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이런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QE를 연말까지 종료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예상하지 못한 위기 상황에는 사용할 수 있는 정책도구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존 보유 자산의 재투자와 관련해서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았고, 다음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성명에서 QE 종료 이후에도 '상당 기간(extended period)' 재투자를 유지할 것이고 밝혔다.

한편 드라기 총재는 "금리 인상 여부와 시기는 논의하지 않았다"며 "미래 금리 결정은 물가와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로화 체제는 강하고, 사람들이 원하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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