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산매입 종료를 발표하면서도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 따라 혼조세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미디어주 주도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14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89포인트(0.10%) 하락한 25,175.3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86포인트(0.25%) 상승한 2,782.4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5.34포인트(0.85%) 오른 7,761.0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 강화와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주시했다. 중국과의 무역갈등 고조에 대한 긴장감도 팽팽해졌다.

연준은 전일 기준금리를 1.75~2.00% 올린 후 올해 총 금리 인상 예상 횟수도 당초 3번에서 4번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긴축 행보를 강화했다.

ECB도 이날 회의에서 예상대로 자산매입 종료 계획을 공개했다. ECB는 현재 매월 300억 유로인 자산매입을 9월 말까지 유지한 이후 10월부터 150억 유로로 줄이고, 연말에 종료키로 했다.

ECB는 하지만 적어도 현 금리 수준을 2019년 여름까지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물가에 상당한 부양책이 필요하다"며 1분기 유로존 성장도 완만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2분기에도 일시적 경기 둔화 현상이 유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CB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ECB가 출구전략을 내놓았지만, 최소한 1년 이상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발표에 시장은 이번 정책 결정을 완화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에따라 유로화가 큰 폭 하락하고 미국 국채금리도 2.9%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중앙은행 통화정책 긴축에 대한 우려가 한층 완화됐다.

다우지수 등 주요 지수는 이런 영향을 장 초반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연준의 긴축 강화에 대한 부담과 세계 무역전쟁 우려는 주가에 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은 오는 15일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 세부 품목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당국이 예정대로 품목을 발표하고 관세 부과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 경제방송 CNBC도 이날 미국이 애초 1천300개 품목을 예고했던 데서 800~900개로 줄어든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관세 부과를 포함

해 무역 제재를 하면 양측이 담판을 통해 달성한 모든 경제 무역 성과는 무효가 될

것이라는 점을 재천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이 예정대로 관세 부과에 나설 경우 중국이 맞대응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재차 고조될 것으로 우려됐다.

한편 미 법원이 AT&T의 타임워너 인수를 승인하는 판결을 내놓은 이후 업계의 인수합병 활성화 기대로 미디어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투자 심리에 도움을 줬다.

컴캐스트는 전일 장 마감 무렵 21세기폭스 인수가로 650억 달러를 제시했다. 월트 디즈니가 제시한 524억 달러보다 훨씬 큰 금액이다.

미 경제방송 CNBC는 미디어업계 인수합병 기대로 관련주와 기술주가 상승하면서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페이스북이 2.3%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넷플릭스도 3.4% 올랐고, 컴캐스트는 4.64% 올랐다. 21세기폭스는 2.1%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세계 금리 하락으로 금융주가 0.93% 하락하며 가장 부진했다. 산업 분야도 0.4% 하락했다. 반면 유틸리티는 1.17% 올랐고, 임의 소비재는 1%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5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8% 늘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0.4% 증가였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미 상무부는 낮은 실업률과 임금 상승, 세금 감면 등이 미국인의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4천 명 줄어든 21만8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는 22만5천 명이었다.

5월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6% 상승해, 시장 예상치와 부합했다.

4월 기업재고도 전달대비 0.3%(계절 조정치) 증가해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ECB의 이번 회의는 우려했던 것과 반대로 완화적이라면서도,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는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시장 전략가는 "ECB가 2019년 여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고, 필요할 경우 테이퍼링을 천천히 할 수 있다는 등 명백하게 완화적이었다"며 "전일 증시도 연준의 연간 네 번 금리 인상 우려 때문이 아니라 무역 관련 우려 때문에 하락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6.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72% 하락한 12.07을 기록했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