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15일 달러-원 환율은 1,080원대 중반을 넘어 1,090원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1,090원대 문턱에서 수출업체들이 네고 물량을 내놓고 은행권도 숏 포지션을 잡으면 초반에 밀릴 수 있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거센 편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재차 주요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로 가면 달러-원은 숏 커버에 따라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수입업체들까지 결제 주문을 서두르면 달러화는 의외로 손쉽게 1,090원대에 자리 잡을 수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065∼1,085원 레인지를 벗어나 당장 1,1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전일 시장 포지션이 조금 롱으로 기운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롱을 들고 있는 시장참가자가 많을 경우 달러-원은 수급에 따른 흐름을 반복할 수 있고, 1,090원대는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현물환 종가 대비 5원가량 오른 1,087원대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

실거래는 1,082.10∼1,083.40원 사이에서 이뤄진 데 불과했다.

유로와 엔 등 주요 통화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NDF 신흥국 통화의 거래 유동성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전일 유럽중앙은행(ECB)은 표면상 시장이 예상한 수준 이상의 긴축 신호를 먼저 보냈다.

한 달 300억 유로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된 9월까지는 진행하겠지만, 10월부터는 150억 유로로 규모를 줄여 12월까지만 하고 끝낸다고 발표했다.

ECB 성명이 나오고 순간적으로 유로 강세, 달러 약세, 독일 금리 상승 등의 흐름이 나타났다.

그러나 기준 금리를 1년 이상 동결한다는 내용이 비둘기파적으로 평가받으면서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돌아섰다.

'상당 기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문구'를 '현 금리 수준을 적어도 2019년 여름까지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최소한 내년 여름까지라는 기한을 명시한 것에 대해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이런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루 앞서 올해 하반기 2회 추가 기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통화 정책 차별화가 더욱 부각하면서 달러 강세·유로 약세 분위기로 급하게 되돌려졌다.

엔화와 유로를 비롯해 역외 위안화(CNH), 호주 달러 등 대부분의 통화가 달러에 견줘 뚜렷한 약세 반응을 이어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시한폭탄이다.

앞서 미국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고, 이날까지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관세 부과 결정이 강행되면 미중 무역 협상 합의가 무효가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위험자산회피(리스크오프) 분위기를 탈 가능성이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관련 향후 계획을 논의한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CPTPP 가입을 결정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일본은행(BOJ)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를 내놓는다. 시장에서는 기존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