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도 끝나면서 서울 채권시장의 관심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5일 ECB가 예상대로 양적 완화(QE) 조치 종료 계획을 공개했지만, 모든 정책금리를 동결했고 이를 내년 여름까지 유지하기로 언급하면서 시장은 이를 다소 완화적으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ECB는 지난 14일(현지시간) 9월로 예정된 QE 중단 시점을 12월까지 연장했다. ECB는 QE 조치 중 하나인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오는 9월까지 한 달에 300억 유로, 이후 12월까지는 한 달에 150억 유로 규모로 시행한 이후 종료하기로 했다.

ECB는 이날 모든 정책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는데 문구를 '상당 기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에서 '2019년 여름까지 유지'로 수정하며 금리 인상 시점을 명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 2회 추가 인상을 시사한 가운데 ECB도 예상대로 QE 종료계획을 발표하면서 장기적으로 주요국 긴축 기조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ECB가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를 완화적으로 해석하며 채권은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 채권금리는 ECB 발표로 하락했다. 10년 만기 금리는 2.85bp 하락한 2.9382%, 2년 만기 금리는 0.01bp 상승한 2.5655%를 나타냈다.

시장참가자들은 국내 시장도 글로벌 금리 하락세와 국내 고용지표 부진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양적 완화 종료를 명시했음에도 시장은 ECB를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하며 글로벌 금리가 하락했다"며 "국내도 부진한 고용지표와 더불어 강세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ECB 회의 내용만 보면 매파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지만, 시장은 양적 완화 기간 연장과 불확실성을 인정한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며 "FOMC에서도 그랬지만, 중앙은행들의 정책 의지는 확인됐지만, 그 속내는 아직 자신감이 충만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시장에 만연해졌다"고 말했다.

아직 일본은행(BOJ)과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회의를 남겨두고 있지만, 시장은 이제 국내 통화정책 이슈에 본격적으로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참가자들은 오는 7월보다 8월이나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운용본부장은 "이주열 총재가 창립기념사에서 당분간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고 하면서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사실상 인상 소수의견이 존재한 점을 미루어 볼 때 금리 인상 신호가 생각보다 빨리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7월 인상 소수의견 후 8월 금리 인상 또는 7월 동결 후 8월 동결 소수의견으로 금리 인상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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