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두드러진 긴축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와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5일 전망했다.

지난 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2.00%로 25bp 인상했다. 2008년 이후 약 10년 만에 2%대로 진입했다.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 일본 등 주요 10개 선진국 중앙은행 가운데 기준금리를 2%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연준이 유일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4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자산매입 규모를 현행 300억 유로에서 10~12월 150억 유로로 줄인 뒤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기로 했다.

다만 ECB는 상당 기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문구를 적어도 현 금리 수준을 2019년 여름까지 유지하겠다고 바꿔 비둘기파적인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ECB는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제로(0)%로,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40%로 묶어두고 있다.

ECB가 양적완화 종료 계획 발표로 금융정책 정상화를 실행하고 있는 미국에 발을 맞추는 모습이지만, 금리 인상은 내년 여름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고 못 박은 셈이다.

앞서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치를 3회에서 4회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금리가 3%에 도달하면서 유럽·일본과의 금리 차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주택·자동차 대출 금리가 상승해 세제개편 효과가 희미해지는 내년 중반 이후 미국 경기가 후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금리 인상을 서두르면 경기 후퇴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와 같은 상황은 피하고 싶다는 심정을 내비친 바 있다.

이어 신문은 미국과 유럽·일본의 금리 차가 더 확대되면 달러 자산으로 자금이 회귀해 글로벌 자금 흐름이 한층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러 지수는 연준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이 제기됐던 올해 2월 중순 이후 6% 가까이 올랐다. 신문은 아르헨티나 등 일부 신흥국 통화 매도가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금융위기 이후 금융완화와 재정지출로 세계 총부채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인 164조 달러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이 지나치게 선행하게 되면 기축통화인 달러에 영향을 주고, 이는 전체 글로벌 경기를 식힐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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