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그간 매각에 '난항'을 겪었던 여의도 휴렛팩커드(HP) 빌딩이 다시 매물로 나온다.

지난 2016~2017년 실시된 두 차례의 매각 절차가 모두 '불발'로 끝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HP빌딩은 이번에 '매각 삼수'에 돌입한 셈이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소유주인 CBRE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이하 CBRE자산운용)은 지난달 주요 투자자들을 상대로 HP빌딩의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문을 배포했다.

CBRE자산운용은 오는 19일 실시되는 본입찰을 시작으로, HP빌딩의 매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매각가(價)는 2천억원 초반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퍼시픽투자운용을 비롯한 다수의 자산운용사가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CBRE자산운용은 당초 일부 업체들과 수의계약을 통해 HP빌딩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며 "그러나 가격 등의 조건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방향을 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도 '랜드마크'인 HP빌딩은 연면적 4만3천835㎡ 규모의 대형 오피스 빌딩으로, 지하 7층~지상 23층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998년 고려증권이 사옥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었다가 부도를 맞으면서 이듬해 한국HP로 넘어갔다. 당시 매각가는 700억원이었다.

CBRE자산운용이 HP빌딩을 매입한 것은 2012년의 일이다. 당시 한국HP는 1천900억원에 이를 매각한 뒤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활용했다.

이후 CBRE자산운용은 '엑시트(Exit)'를 위해 HP빌딩의 재매각을 추진했지만, 매번 마지막에 거래가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CBRE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캡스톤자산운용을, 지난해 베리타스자산운용을 각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그러나 매번 우협들의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완주'에는 실패했다.

다만 그간 '리스크'로 작용했던 HP빌딩의 공실 문제가 일부 완화된 만큼 이번에는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도 크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공유오피스 업체인 위워크(WeWork)를 임차인으로 확보하면서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았던 HP빌딩의 공실 문제는 일부 해결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대량공실 문제는 해소가 됐다고 보고, 다수의 원매자가 매도자 측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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