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매파 성향의 위원과 비둘기파 성향의 위원이 비슷한 비중으로 나타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의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파악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금통위의사록에서 두 명의 금통위원은 명백하게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까지 유보적인 스탠스를 보였던 한 금통위원은 매파로 한 발 더 다가갔다.

그는 물가 흐름의 상승세 확대와 지속 여부를 판단해서 금리 인상 시점을 선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매파 성향의 금통위원 세 명과는 달리 다른 세 명의 위원은 현재 경기판단을 유보하거나 완화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주열 총재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향후 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기에는 확인할 변수가 많다는 입장이다.

국내 경제 성장세가 견실하고, 물가도 중기적으로 물가안정목표에 다다를 것이라는 게 이 총재의 생각이다.

그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기념일에 "경제 전망이 현재로써는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경기 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이 총재는 대내외 변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재는 "신흥국도 여전히 불안하고 미 통화정책 방향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지켜봐야 하는 등 큰 요인들이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대외건전성이 양호해서 (일부 신흥국) 금융 불안이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해외 리스크 요인들이 현재화할 경우 파급효과 방향을 정확히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4일 글로벌 통화정책 긴축과 금통위의 스탠스 변화에 대한 질문에 "상황이라는 것이 가변적이기 때문에 금통위원 모두가 고민하고 있다"며 "어떻게 금리정책을 끌고 갈지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 위해서는 물가가 높아지고,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에 유보적인 세 명의 금통위원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지표 개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금통위의사록이 이주열 총재의 최근 발언들과 비교했을 때 매파적으로 다가왔다"며 "지표가 좀 더 개선되고 주변 여건이 금리 인상에 가까워지면 이 총재가 금리 인상을 유보한 다른 위원들을 설득하기 좀 더 편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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