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스피로 로레사 어드바이저리 파트너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이한' 행동에 점점 무감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우려된다고 니콜라스 스피로 로레사 어드바이저리 파트너가 진단했다.

금융시장이 '트럼프답게 행동하는 트럼프'에 익숙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미칠 충격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스피로는 1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문을 통해 분석했다.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후인 지난 12일 뉴욕증시의 S&P 500지수는 소폭 올랐고, 5월 말 대비 3% 이상 상승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 'VIX'는 사상 최저보다 소폭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 지수는 최근 이탈리아 채권시장 불안 때 급등했었다.

스피로는 트럼프가 일으킨 무역갈등으로 국제교역 시스템의 근간이 무너지고, 북미정상회담의 결과가 세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되는 북한의 승리로 비치는 상황에서 어떻게 투자자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그러면서 G7 정상회담이 과거에도 말만 무성했던 곳으로 평가절하돼 왔고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정치 및 지정학적 리스크 자체를 중시하지 않는 경향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글로벌 통화정책 여건이 이례적인 완화 상태여서 투자자들의 글로벌 경제의 취약성에 더 둔감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피로는 그러나 이는 지난 2016년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고 '트럼프다운 트럼프'에 시장이 익숙해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에 안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지도자를 모욕하거나 자유무역 질서를 훼손하는 모습에도 크게 심각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깡패처럼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를 감세정책이 크게 상쇄했다고 스피로는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작년 12월 법인세율을 35%에서 25%로 인하했다. 이 덕분에 기업들의 실적이 회복됐고 미국 경제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조사한 것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를 매우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무역분쟁 위협을 미 연방준비제도(Fed)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실수보다 더 낮은 위험으로 평가했다.

스피로는 이렇게 미국 정부의 경제적 국수주의나 동맹국에 대한 모욕에도 시장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저평가하는 것이어서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의 정책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자신의 패를 보여왔기 때문에 이같은 위험요소를 간과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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