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고용동향 충격의 파장이 만만치 않다.

경제 수장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마저도 "충격적이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두 차례에 걸쳐 15조 원에 육박하는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해 투입한 결과라고 보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 부총리는 "저를 포함해 경제팀 모두가 책임을 느낀다"고까지 했다.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을 보면 구조적이고 일시적인 악재 요인들이 동시에 들이닥친 측면이 있다.

우선 구조적인 요인으로는 산업 구조조정과 인구감소 요인이 꼽힌다.

5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7만9천 명이나 감소했다. 4월에 6만8천 명이 감소한 것보다 훨씬 많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제조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17% 정도 되는 것을 고려하면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을 확 줄이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는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2016년 6월부터 시작해 1년간 지속했다.

이후 다시 경기 회복세에 기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지난달부터 재차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GM 사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GM 군산공장의 폐쇄로 수천 명이 실직하고, 그로 인해 내수도 망가지면서 군산지역의 숙박ㆍ음식점 및 도소매 관련 취업자 수도 덩달아 줄었다.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가 관련 업종의 고용악화로까지 연결된 나쁜 사례였다.

인구감소 요인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을 꺾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작년 하반기부터 감소 추세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부터 급격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특히 교육서비스업종의 취업자 수 감소가 가팔라지고 있는 것도 이와 연관돼 있다.

교육서비스업종의 취업자 수는 올해 1월 6만7천 명이 감소했고 2월에는 5만4천 명 감소로 다소 둔화하는 듯했으나 3월에 7만7천 명, 4월에 10만6천 명에 이어 5월에도 9만8천 명이 줄었다.

대부분 학원 등에서 교육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6세에서 17세까지 초ㆍ중ㆍ고등 학령인구가 매년 15만∼20만 명씩 감소하다 보니 이들을 대상으로 학원 등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수도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요인들과 함께 지방직 공무원시험 일정 변경과 때아닌 봄장마도 5월 고용 사정을 악화시키는 데 한몫했다.

우선 매년 6월에 실시됐던 지방직 공무원시험이 올해는 5월에 있었다.

시험 응시자가 약 15만 명에 달하다 보니 실업률 통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줬다.

통상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혀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시험을 보기 위해 원서를 제출하는 순간 구직을 하는 사람인 실업자로 통계가 잡힌다.

5월 실업자는 112만1천 명이었는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만6천 명 늘어났다.

실업률은 4.0%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4%포인트(p) 상승했다.

4월 실업률이 4.1%였던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작년과 비교해선 크게 상승한 셈이다.

결국, 지방직 공무원시험 일정의 변경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이로 인한 실업률 상승 폭이 최대 0.5%p에 이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5월 중순 지속한 봄장마도 고용 쇼크를 일으킨 일시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셋째 주 전국적으로 약 나흘 정도 꽤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울 기준으로만 약 135mm 정도의 비가 내렸다.

나흘 정도 연속으로 비가 내리면 가장 타격을 입게 되는 곳은 건설업과 농업이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거의 모든 작업이 중지되는 탓에 관련 일용직 근로자가 그 기간 동안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정부는 당시 상황에서 약 4만8천 명 정도가 취업자 수 통계에서 날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4월 3만4천∼6만4천 명 정도이던 건설업 취업자 수는 5월에 4천 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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