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고조로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59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60엔보다 0.01엔(0.00%)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0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85달러보다 0.0024달러(0.20%)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39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17엔보다 0.22엔(0.17%) 상승했다.

시장은 미 경제지표, 미국 무역협상, 뉴욕 증시와 신흥시장 동향, 국채금리 움직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 등을 주목했다.

달러화는 무역 갈등 우려로 엔화에 약보합권에서 맴돌았다.

전날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호조로 엔화에 올랐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무역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전장 2.948%에서 2.926%로 내렸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전날 급락세에서 반등해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전날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비둘기 성향이 부각되면서 급락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미국의 무역 관련 갈등을 눈여겨봤다.

미 백악관은 이날 중국산 중요 기술 제품 등 1천102개 품목 5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대상 품목에는 중국이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첨단 기술 제품이 대거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다른 많은 국가의 성장을 훼손하는 중국산 품목들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중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추가 관세로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340억 달러 상당 818개 품목에 대한 관세는 7월 6일부터 부과되며, 16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 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발표 직후 '동일한 규모로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기존 무역 관련 합의도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어 약 500억 달러 상당 659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7월 6일부터 545개 품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14개 품목에 대해서는 향후 부과할 계획이라고 대응했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낙폭이 확대됐다.

또 엔화를 제외한 한국 원화, 타이 바트화 등의 아시아 통화들은 무역 전쟁 우려로 달러에 내렸다.

이번 주 미국과 유럽의 기준 금리 차이는 더 벌어지게 된 것은 달러에 긍정적이었다.

연준은 2015년 이후 7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 금리 인상 횟수 전망도 총 4회로 올려잡았다.

반면 ECB는 모든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적어도 2019년 여름까지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자산매입은 12월까지만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또 일본은행(BOJ)은 당좌 계정 일부에 적용하는 금리를 마이너스(-) 0.1%로,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 목표치를 '0% 정도'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다음 주는 영란은행(BOE)이 통화정책 결정에 나선다. 시장은 대부분 금리 동결을 예상하지만, 1분기 부진했던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지난 며칠간 유로-달러의 움직임은 연준과 ECB의 정책이 주동력이었다"며 "이들의 정책은 2019년 달러가 큰 폭 하락하기 전까지 올해 남은 기간 지지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FX 날리지는 3분기 유로-달러 환율은 레인지에 갇힐 것이라며 비둘기 ECB로 유로화가 단기 하락압력을 받고 있지만, 유로존 경제의 탄탄함과 무역 긴장 등은 유로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XM의 안드레아스 게오르지우 분석가는 "일본은행은 여전히 이른 시점에는 통화완화 프로그램을 바꾸는 것을 고려할 것 같지 않다"며 "이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선 달러화 같은 통화에 대해 엔화 약세 재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올해 총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55% 반영했다. 일주일 전에는 38%였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산업생산 부진을 제외하고 호조를 보여, 달러 하락을 제한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활황세를 보였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6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의 20.1에서 25.0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18.0이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또 미시간대에 따르면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99.3으로 전월 확정치와 98.0보다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 집계치는 98.3이었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2.8%에서 2.9%로 올랐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전월 2.5%에서 2.6%로 상승했다.

미시간대 소비자 서베이 부문 디렉터 리처드 커틴은 "6월 소비자 심리 개선은 현재 금융 상황에 대한 더 나은 평가와 내구재 구매 조건에 대한 양호한 평가 덕분"이라며 "실업률의 소폭 추가 하락 전망과 탄탄한 가계 수입의 증가는 올해 실질 개인 소비 지출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6월 기대지수는 전반적인 경기 상황에 대한 덜 우호적인 전망으로 인해 연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미국의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접고 포드의 차량 생산 차질 탓에 예기치 않게 감소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5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1%(계절 조정치) 줄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2% 증가였다.

5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5월 제조업생산은 전월비 0.7% 감소했다.

연준은 포드사에 부품을 대는 공급사에 화재가 발생해, 경트럭 조립이 차질을 빚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5월 자동차와 경트럭 생산은 연율 1천18만대로, 전달의 1천128만대에서 감소했다. 5월 자동차를 제외한 제조업생산도 0.2% 줄었다.

5월 광업 분야는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 증가 덕분에 1.8% 증가했다. 넉 달째 증가다.

5월 유틸리티는 전기 생산 증가로 전월비 1.1% 늘었다. 5월은 화씨 기준으로 예년보다 5.4도가 높아, 에어컨 가동을 늘렸다.

산업생산의 '슬랙'을 측정하는 지표인 5월 설비가동률은 전월대비 0.2%포인트 내린 77.9%였다. 애널리스트들은 78.1%로 전망했다. 장기 평균이 79.9%다.

씨티그룹 글로벌 마켓츠의 앤드류 홀렌호스트 경제학자는 "최근 발표된 지표들은 2분기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자동차 분야에서 일시적 부진이 이 그림을 바꿀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 증시 낙폭 축소 속에 엔화에 약보합세를 유지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횡보했다.

이날 나온 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이번 주말 은퇴를 앞둔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 경제의 장래는 밝다면서, 통화정책은 다소 긴축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들리 총재는 "결국 통화정책은 약간 긴축적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 금리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서는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올해 금리 인상에 관한 기본 시나리오는 네 번이 아닌 세 번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카플란 총재는 텍사스 기업과 가진 오찬 행사에서 경제 성장이 내년에 둔화하기 시작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략가들은 무역 전쟁 이면에는 관세 부과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있다며 이 점이 현실화할 경우 미 국채금리가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