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이번 주(18일~22일) 뉴욕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추이를 주시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회담을 앞둔 만큼 국제유가의 변동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주 금리 인상과 양적완화(QE) 종료 일정 발표 등 굵직한 결정을 내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수장도 모습을 다시 드러낸다.

우선 지난주 상대국 수입품 500억 달러 상당의 품목에 대한 25% 관세를 주고받은 미국과 중국의 행보에 월가의 촉각이 곤두설 예정이다.

미국이 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하자 중국도 곧바로 규모와 세율, 시점까지 똑같은 보복관세 안을 내놨다.

양국이 먼저 340억 달러어치 품목에 대한 관세를 부과키로 한 시점은 다음 달 6일이다. 그동안 '말싸움'에 머물러 있던 양국 간 무역전쟁이 현실화하면서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할 경우 더 많은 관세로 맞설 것이란 경고를 내놨다. 중국이 곧바로 보복에 나선 만큼 미국이 어느 정도 강도로 대응하고, 중국은 또 어떻게 맞설지 불안감이 증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1천억 달러 상당의 추가 품목에 대한 관세 안을 준비 중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다만 중국이 보복관세 방안을 발표하면서도 무역전쟁은 바라지 않는다는 발언을 내놓은 점은 시장에 다소 안도감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오는 20일 상원 재무위원회 증언에 나설 예정이다.

OPEC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주요 산유국은 오는 22일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담을 연다.

산유국들이 기존 감산 합의를 종료하고, 증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도 공공연하게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핵심 산유국도 증산에 적극적이다. 이란과 이라크 등이 반대하고 있지만, 증산이 단행될 것이라데 시장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관건은 증산 규모다. 미국이 하루평균 100만 배럴 증산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고, 러시아는 150만 배럴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 정도 증산이 곧바로 결정되지는 않고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늘려갈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이미 고점 대비 큰 폭으로 내린 국제유가가 산유국 회담을 앞두고 더 하락한다면 에너지주 중심으로 증시에도 악영향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중앙은행 수장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등이 오는 20일 ECB가 주관하는 통화정책 포럼에서 패널 토론에 나선다.

이번 포럼은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오는 18일부터 3일간 진행된다. 드라기 총재는 19일에도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연준은 지난주 금리를 인상하고 올해 연간 금리 인상 횟수를 4회로 상향 조정하는 등 긴축 행보를 강화했다. ECB는 올해 말 QE 종료 방침을 밝혔지만, 현재 금리를 최소한 내년 여름까지 유지하겠다는 이례적인 발표도 같이 내놓으면서 오히려 완화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핵심 중앙은행 수장들이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어떤 언급을 내놓느냐에 따라 금리는 물론 증시도 방향성을 달리할 수 있다.

이밖에 오는 21일에는 영국 영란은행(BOE)이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또 브라질과 멕시코, 필리핀, 태국 등 다수의 신흥국 중앙은행도 금리를 결정한다. 주말인 24일에는 터키의 대선 1차 투표가 실시된다.

터키에서는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잠시 주춤했던 리라화의 약세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고, 브라질 등 주요 신흥시장 금융시장도 달러 강세 여파로 불안한 상황이다.

이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과 발언에 따른 신흥시장의 동향도 시장 참가자들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요인이다.

지난주 증시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파행과 연준의 금리 인상 및 긴축 행보 강화에도 지지력을 보였다. 북미정상회담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적인 스탠스가 완충 작용을 했다.

하지만 마지막 거래일에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충돌로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주보다 0.89% 하락한 25,090.4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1% 오른 2,779.4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2% 상승한 7,746.38에 장을 마감했다.

◇ 이번 주 주요 발표 및 연설

이번 주에는 주택시장 및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주로 발표된다.

18일에는 6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가격지수가 나온다.

19일에는 5월 신규주택착공 및 허가 지표가 발표된다. 드라기 총재와 뉴욕 연은 총재에 새로 부임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이 발언할 예정이다.

20일에는 5월 기존주택판매 지표와 주간 원유재고 결과가 나온다. 1분기 경상수지도 발표된다. 파월 의장과 드라기 총재 등의 패널 토론이 예정됐다.

21일에는 필라델피아 연은 주택가격지수와 5월 경기선행지수가 발표된다.

22일에는 마킷 6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나온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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