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카드사들이 다음 달부터 중금리 대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함에 따라 올 하반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내달 최고금리가 연 20% 미만인 중금리 대출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올해 4분기부터 중금리 대출이 가계부채 총량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시장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며 "현재 최대 5천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중금리 대출 상품인 '롯데카드 신용대출'을 운용하고 있으나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도 새로운 중금리 대출 상품 개발에 착수했으며 현재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이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기존 중금리 상품인 'KB생활든든론'과 '우리카드 신용대출'을 당국의 기준에 맞게 금리를 조정할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새롭게 제시한 중금리 대출 요건에 따르면 중금리 대출의 최고금리는 연 20% 미만, 가중평균금리는 종전 18%에서 16.5%로 낮춰졌다.

4∼10등급인 차주에게 70% 이상 공급돼야 한다는 규정은 변함이 없다.

현재 이 기준에 맞는 카드사의 중금리 대출 상품은 신한카드의 'MF일반대출'과 비씨카드의 '가맹점파트너스대출' 두 개뿐이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상품의 금리구간 조정이 불가피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앞으로는 중금리 대출 시장을 키워야만 전체적인 대출 영업도 확대할 수 있다"면서 "규모가 큰 대형사는 기존 상품의 금리를 낮추면 손해를 볼 수 있어 새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이고, 중소형사의 경우 기존 상품을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당국 요건에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금융당국은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전사들의 가계부채 총량규제 권고 내용에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제외하기로 했다. 총량규제 수준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전년 말 대비 증가율 7%'다.

총량규제 수준은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가계대출을 이자마진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에서 제외된 상품 판매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

당국도 규제로 인해 서민을 위한 중금리 대출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 든 만큼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2금융권에서 중금리 대출이 얼마나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다.

중금리 대출 상품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금리 상승기에 연체율이 올라갈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중금리 대출을 급격히 늘리게 되면 향후 상환 능력이 떨어진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같은 이유로 현대카드는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새로 개발하거나 기존 상품 금리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기존에 취급하고 있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영역이 중금리 대출 상품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며 "중금리 대출 상상품에 대해 내부적으로 전혀 논의되고 있는 바 없다"고 말했다.

한 전업 카드사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상품의 경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상 고객을 선정하는 등 신용평가를 좀 더 정교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가 완화됐다고 해서 갑자기 대출 규모가 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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