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지난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이 고용에 우려를 표시한 데 이어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폭이 8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8일 금통위원의 우려에 이어 실제 고용 상황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에 남아있던 7월 금리 인상 소수의견 가능성도 거의 사라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취업자수 증가폭은 지난 2월 이후 석 달 연속 10만 명대에 머물다가 지난달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고용률과 실업자수 등 세부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나오면서 당분간 고용부진이 국내 경제의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원들이 7월에 금리 인상 의견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서 고용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견해는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로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고용 상황에 우려를 표시한 금통위원들은 명목임금 상승세가 확대되는데 이에 상응하는 고용 증가가 없어 경기 회복기로 보기 어렵다는 근거를 내세웠다.

A 금통위원은 "일반적으로 경기회복이 고용 증가와 임금상승, 그리고 그에 따른 물가상승률 확대로 연결돼야 하지만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통상적인 상황과 다른 흐름을 보인 바 있다"며 "올해 들어 임금 상승세는 확대됐지만, 고용 정체가 심화하면서 경기 회복기의 현상으로 보기에는 설명이 어려운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우리 경제의 중기적 불확실성은 노동시장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B 금통위원도 "고용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됨에 따라 향후 소비 개선 흐름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말 이후 명목임금 상승세가 확대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에 상응하는 고용 증가가 아직 관찰되지 않아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일부 금통위원들은 고용부진이 경기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C 금통위원은 "고용부진 우려가 크지만,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고용부진은 경기보다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문제는 거시적인 경기조절수단보다 구조적 미시적 정책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D 금통위원은 "고용이 지난 수 개월간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러한 고용부진이 제조업과 자영업의 구조적 원인에 기인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정부가 고용 관련 대책들의 영향에 대해 효과를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참가자들은 고용부진이 국내 경제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고용이 국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고용은 기준금리로 개선할 문제가 아니라 정부 정책이 보완해야 할 문제다"며 "당분간 금리 인상은 물론 소수의견도 쉽지 않아 보여 7월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7월부터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실시되는데 이후 고용시장 여건이 어떻게 변하는지,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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