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가 세계 경제보다 더 빠르게 둔화할 것이라는 진단이 제기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8일 산업연구원이 중구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개최한 '소득주도성장과 남북경협-패러다임 혁신은 가능한가'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저금리와 자산가격 상승, 재고수요 확대 등의 경기상승 모멘텀이 점차 약화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세계 경기가 하향 흐름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 국가들의 실업률이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노동력 부족 압박이 커지고, 이는 임금 및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통화 긴축과 금리 인상으로 자산가격 상승세가 약화하며, 추가적인 생산 능력 확충 필요성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특히 그는 "국내 경기가 세계 경제보다 더 먼저 꺾이고 더 빨리 둔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투자에 필요한 중간재와 자본재를 공급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세계 경기에 선행하는 측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반도체 투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성장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 능력 조정에 나서면서 투자 증가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자동차·통신기기·디스플레이 등 반도체 이외의 주력 제조업도 수출이나 투자를 이끌어가기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수년간 성장에 기여했던 건설투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날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북 경제협력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북한경제 개발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산업협력을 노동집약적 업종과 기술집약적인 업종에서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석기 연구위원은 "남북경협을 민족 간 특수 거래가 아닌 국가 간 정상적인 거래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유치산업론 또는 통일을 위한 선투자론과 같은 정부주도 전략에서 나아가 벤처 비즈니스에 입각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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