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글로벌 금융위기 10주년을 맞아 지속 가능한 성장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인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릴 정도로 글로벌 경제가 호전됐지만, 불평등은 더 심화하고 있어서다. 저소득층을 위한 기회는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늘어난 국가 소득과 기술의 발달로 개선된 성장 잠재력도 저소득층에게 그림의 떡이다. <지난해 1월2일자' 새해 경제화두는 '포용적 번영' 기사 참조 http://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863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득 상위층의 부와 삶의 질은 다른 계층에 비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OECD 국가의 상위 1% 소득은 전체의 5분의 1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5%의 부자까지 확대되면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부가 상위층에 집중된 것으로 진단됐다. 소득 하위 20%의 가계실질 가처분 소득은 상위 20%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저소득층은 가처분소득 3분의 1 이상을 주거비로 부담하고 있다. 실제로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이 더 줄어든다는 의미다.

OECD는 높은 불평등이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과 거시경제 안정성을 압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높은 불평등은 소수 계층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책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정부 신뢰도도 훼손할 수 있다. 세계화와 개방에 대해서도 반발할 여지가 커진다. OECD는 1985~2005년 동안 19개 OECD 국가의 불평등 증가가 1990~2010년간 누적경제성장률을 약 4.7% 하락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하위 소득층 40%와 그들의 자녀의 교육을 통한 생산성 향상 가능성을 축소한 결과라는 게 OECD의 설명이다.

OECD는 모두에게 경제성장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의 초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순한 성장의 확대가 모두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전통적 성장 모델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경제 전망이 호전되면서 '담대한 구조개혁'을 위한 기회가 조성되고 있다는 게 OECD의 분석이다. 구조개혁에 필요한 비용도 줄일 수 있어서다.





<포용적 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는 3개의 주요 축을 중심으로 제시됐다>



OECD는 지난달 말 각료이사회(Ministerial Council Meeting)를 통해 "(각 회원국이) '경제성장은 강하고 지속 가능하며 균형되고 포용적이어야 함'을 명시하고 포용적 성장 정책실행을 위한 틀인 프레임워크를 개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프레임워크는 3개 주요 축(pillar 1~3)을 중심으로 포용적 성장 관점에서 실행가능한 정책권고 형태로 제시됐다. 우선 소외된 사람 및 지역에 대한 투자(Invest in people and places that have been left behind)가 강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양질의 보육시설, 조기교육, 기술습득을 위한 평생교육 등 지원 등이 구체적인 대안이다.양질의 의료, 교육, 치안, 주거, 사회기반시설 등의 접근성도 강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들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저하가 계층간 이동을 제약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역동성 및 포용적 노동시장 지원 (Support business dynamism and inclusive labor markets) 강화도 한 축으로 제시됐다. 폭넓은 혁신 및 빠르고 심도 있는 기술 확산 도모, 강한 경쟁 및 역동적인 기업가 도모, 여성 및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양질의 일자리 제공, 미래 직무의 원활한 적응 및 복원력 제고 등이 구체적인 대안으로 소개됐다.

마지막으로 효율적이고 열의를 보이는 정부 구축(Build efficient and responsive governments)이 제안됐다. 정책설계 시 분배적 측면을 우선 고려하는 정책패키지를 전 부처에 걸쳐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게 OECD의 권고다. 공평한 분배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경우 장기 지속 가능한 성장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에서다.

포용적 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우리 옆에 성큼 다가와 있다. 모두를 위한 기회가 제공되는 세상을 만들지 말지, 선택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취재부본부장)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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