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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경욱의 세계로 향한 窓] 또 다른 한류의 뿌리
    정지서 기자  |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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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6.18  14: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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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음악 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200 차트에 1위로 입성하면서 우리나라 대중음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훌쩍 넘어선 쾌거이기에 더욱 그 의미가 크다. K-POP과 대장금 등 TV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는 우리의 주요한 소프트파워로써 동남아는 물론이고 아프리카와 일부 선진국에서도 큰 대중적 인기를 끌어왔었다.

    미국의 주요 음악 차트를 점령한 방탄소년단과 강남스타일은 물론 우리는 대장금이 과거 아시아에서 얼마나 인기 있었는지를 잘 기억하고 있다. 대장금의 마지막회가 홍콩서 방영되는 날 홍콩의 번화가가 철시상태였고, 10여 년 전 만난 현대자동차의 중동 책임자는 이란에서 대장금이 시청률 90% 이상을 기록하면서 현대자동차가 현지에서 특별한 선전도 없이 잘 팔리고 있다고 고마워하고 있었다. 또한, 아프리카 출장 시 만난 현지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통해서 배운 우리말로 인사를 하는 것을 접하고 깜짝 놀라고 반가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처럼 한국의 문화에 근거한 한류는 외교력이나 군사력으로 채울 수 없는 많은 문화적 부분을 보완해주고 우리나라에 대한 호감을 전 세계에 퍼뜨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한류의 놀라운 경쟁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물론 옛날부터 신명이 있고 가무음곡을 즐기는 우리의 국민성에도 그 뿌리가 있겠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급속한 경제발전에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열심히 노력해 가난을 극복한 성공담이 인기가 있듯이,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수많은 신생국 중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다가 오히려 원조를 주는 국가로 변신한 한국의 이야기는 그 자체가 여러 국가에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울러 급속한 경제생활의 발전에 따라서 고급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소비층이 커지고, 까다로워진 소비층의 요구는 k-pop과 드라마의 수준을 비약적으로 올리고, 이처럼 향상된 문화 수준이 많은 개도국에는 물론 선진시장에서도 당당하게 통할 수 있는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한류의 또 다른 뿌리는 우리의 성공적인 경제발전에 있는 것이다.

    사실 동남아나 멀리 남미 또는 아프리카까지 다녀보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개도국들의 관심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 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중요한 지식공유사업은 우리나라의 성공 사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증가하는 수요에 맞추어 우리의 한국개발연구원(KDI)이나 한국국제협력단(KOICA) 같은 기구가 우리의 개발 경험을 열심히 전파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개도국을 돕는 이른바 공적 개발원조(ODI) 규모를 매년 지속해서 증가시키고 있어서 올해에는 그 액수가 3조에 이르고 향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첫째로 이러한 놀라운 성공적 경제발전의 경험이 해외에서의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내에서는 그 진정한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고, 압축성장에 불가피하게 수반되었던 부정적 측면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있는 듯한 현실이다. 우리의 실패도 귀중한 경험으로 공유하는 동시에 눈부신 성공도 제대로 평가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둘째로 이러한 우리의 독특한 개발 경험은 계속해서 새로 재발견되고 재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 개도국은 과거 우리 60~70년대의 급속한 산업화 경험뿐 아니라 90년대 어떻게 정보화 사회에 먼저 진입하고 외환위기를 빨리 극복하였는지, 어떻게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있는지 등 최근의 경험에 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인다. 이러한 비교적 최근의 성과도 잘 정리해서 세계와 공유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 단순히 개발 경험의 공유에만 그치지 않고 이것이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한국 기술이나 한국기업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져서, 우리 기업의 인프라 건설 등 해외 진출을 돕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더욱더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기존 ODA 프로그램을 보다 친기업적이고 실용적인 시각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무섭게 우리를 추격하고 있는 중국이 그 나름대로 개발 경험을 전 세계로 적극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런 필요는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잘 정리된 개발 경험의 축적은 장차 북한의 경제개발에도 막대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은행 등이 가지고 있는 체제이행국의 경제발전 경험과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이 결합할 때 북한의 경제발전은 많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공적으로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우리 선배들이 피땀 흘려 이룩한 우리의 개발 경험이 그 성공은 성공대로 또 실패는 실패대로 귀중한 역사적 경험으로서 잘 보존되고 필요로 하는 모든 국가와 공유가 되어서, 한국의 k-pop이나 한국 드라마를 보완하는 한국의 중요한 소프트 파워로써 널리 사랑받고 오래 보존되면서 우리의 지속적 성장에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것은 이념이나 정권과 관계없이 지속해서 축적해야 할 우리의 귀중한 역사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 진가가 북한의 성공적인 개발 경험으로 더욱 증명되고 풍부해지기를 희망해본다.

    마치 맥도날드가 진출한 국가끼리는 전쟁이 없듯이, 한국의 개발 경험을 공유한 국가끼리는 다 같이 방탄소년단과 싸이 같은 k-pop과 한국 드라마를 즐기며, 한국의 문화와 한국의 상품 그리고 한국기업의 진출을 환영하는 밑바탕이 되기를 희망한다. (허경욱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 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jsje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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