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률 가계대출 선호…당국 "생산적 금융 늘릴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의 자산은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 위주로 성장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증가한 데다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위험조정수익률이 높은 가계대출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총자산은 2천363조 원으로 집계됐다. 대출채권(1천764조 원)과 유가증권(375조 원)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출채권의 비중 확대를 이끈 것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난 원화대출금이다.

작년 말 현재 은행들의 원화대출금은 기업대출 817조3천억 원(54.2%), 가계대출 660조4천억 원(43.8%)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대출 비중은 2013년 말 56.3%를 정점으로 점점 낮아지고 있지만, 가계대출은 2013년 말(41.2%)부터 본격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2008년 이후 증가율 역시 가계대출은 연평균 6.2%로 기업대출(5.4%)을 상회했다.

이처럼 가계대출 위주로 은행들의 자산이 늘어나고 있는 배경에는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있다.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부동산 규제가 완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수요가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대기업의 대출 수요 감소로 기업대출 증가세는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가계대출의 위험조정수익률이 기업대출보다 높은 점도 가계대출 쏠림현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위험조정수익률은 이자수익률에서 대손률을 뺀 수치를 말한다. 2011년 이후 가계대출 이자수익률이 기업대출을 웃돌았고, 기업대출 대손률은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높아졌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관리 측면에서도 위험가중치가 낮은 가계대출이 유리한 탓에 은행들은 기업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금융당국은 예대율 산출방식 차등화,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강화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은행들의 가계대출 쏠림현상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은행이 가계대출을 선호하는 행태는 소비자 수요와 경제적 유인에 기인하므로 시장 자율적으로 교정되기 어렵다"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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