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발행량 증가·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美국채 금리 오름세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러시아 등 주요 외국 중앙은행들이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외국 중앙은행들은 지난 3월과 4월 미 국채를 각각 50억 달러씩 축소했다.

축소 규모는 작지만, 외국 중앙은행들의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앞으로 곤란한 시기가 닥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행보라고 CNBC는 경고했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앞으로 몇 년간 (국채)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미 국채 매수자를 찾는 데 있어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우려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러시아의 미 국채 보유량이 반 토막이 난 점이다.

러시아는 지난 3월 미 국채 961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4월에는 487억 달러어치를 보유하는 데 그쳐 미 국채 보유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러시아는 작년 5월 역대 최대 규모인 1천87억 달러어치의 미 국채를 보유한 바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해왔다.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도 지난 4월에 미 국채를 58억 달러 어치 축소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1조1천800억 달러어치에 그쳤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강화될 경우 중국의 미 국채 수요가 줄어들지도 주목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미 국채를 보유한 일본도 지난 4월에 미 국채 123억 달러어치를 줄였다. 일본의 미 국채 보유량은 1조300억 달러에 달한다.

아일랜드, 영국, 스위스 등도 모두 지난 4월 미 국채를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중앙은행들은 4월 한 달간 미 국채를 포함한 미국 증권 총 476억 달러어치를 줄였다. 이는 전체의 0.8%에 해당하는 규모다.

CNBC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016년 10부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국채 매수자를 찾은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2017년 10월부터는 만기도래한 채권의 재투자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대차 대조표를 축소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이 보유한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1천160억 달러어치가 줄어들었다. 이는 전체의 2.8%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외국 중앙은행들의 미 국채 보유량도 2.5%가량 축소됐다.

문제는 국채 매수자는 줄어드는 데 앞으로 미 국채 발행량은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미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미국의 재정 적자는 2020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예정이다. 이는 그만큼 정부의 국채 발행도 크게 증가할 것을 시사한다.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에 따르면 올해에만 4천437억 달러어치의 국채가 발행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거의 9배 증가한 것으로 2016년 대비로는 139% 급증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1년 전보다 약 0.75%포인트가 상승했다. 현 회계연도 첫 8개월간 미국은 채권 이자로만 3천193억 달러를 지급했다.

국채 발행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수요자를 찾기 더 힘들어질 경우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위험이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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