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1,100원대에서 아래쪽으로 조정받을지라도 추세는 '상승'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내내 이어진 1,065∼1,085원 레인지를 상향 돌파했기 때문에, 해당 박스권에 재차 들어서기는 힘들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판단했다.

A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19일 "1차 고점은 1,105∼1,110원 정도로 보고 있다"며 "추격 매수가 나올지 봐야겠지만 당장은 위로 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딜러는 "그동안 1,080원대 이상에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계속 나왔고, 어느 정도 소화됐다"며 "네고는 이제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과 같은 원화 강세 재료는 이제 거의 없다"며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감소하면 달러-원이 갑자기 밀릴 수 있지만, 1,100원을 하회한다면 사자 분위기가 확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 은행의 베테랑 외환딜러는 "현 레벨에서는 당장 위아래 10원 정도의 움직임은 예상할 수 있다"며 "아직은 1,100원에 자리 잡았다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 달러 강세를 만들었던 유로 약세가 이번 주에 되돌려질 수 있고, 달러-원 환율이 조금 밀릴 수 있다"며 "이때는 저가매수로 대응해야지, 숏 포지션을 잡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꺾이겠지만 길게 보면 위로 간다"고 주장했다.

백 연구원은 "4월 말부터 시작된 신흥국 통화 약세가 며칠 원화에 빠르게 반영됐다"며 "단기적으로 다른 통화 환율을 따라잡았기 때문에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6월 말이면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나올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달러 강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다른 경제권보다 좋고, 재정정책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기업실적도 사상최대치"라며 "글로벌 시장에 달러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고, 신흥국 노이즈도 있으니 달러-원 환율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원화에 뚜렷한 방향성을 제공할 재료가 많지 않아 상·하단이 30원 오른 1,095∼1,120원 새 레인지에 갇힐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 전문가는 "북미 정상회담 등의 이벤트로 원화 강세 기대가 컸지만, 시장이 이를 뒷받침 해주지 못했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환율 하락세에 관성적으로 막연한 기대감이 컸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지만 않는다면 1,110∼1,120원 정도가 상단으로 보인다"며 "하단은 1,080원대 정도까지 밀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특별한 재료가 없다면 1,065∼1,085원 레인지에서 상단과 하단이 30원씩 올라온 경우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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