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매파 성향을 드러낸 위원들이 금리동결 결정을 내린 배경에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회의 이후 바뀐 대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어서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금통위는 다음 달 12일 예정돼 있다.

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촉각이 곤두선 가운데 이달 공백기가 이어지는 셈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5월 금통위는 사실상 소수의견이 출현했다고 볼 정도로 매파적이었다"며 "위원들이 그런데도 만장일치 동결 결정을 내린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회의에서 매파 성향 금통위원들이 언급한 금리동결 논거는 크게 대외여건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 두 가지로 압축된다.

최근 주목도가 커진 고용 부진도 경기 둔화 우려의 하나로 볼 수 있다.

5월 금통위 후 대외여건은 불확실성이 더 확대됐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이 더 확산하지는 않았지만,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서다.

시중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며 "무역전쟁 구도에는 오히려 다른 나라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 우려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문 데다 고용시장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서다.

경제성장에서 수요 측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중간 단계인 고용시장에서 개선세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당분간 수요측 물가 압력이 올라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만2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8년 4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외국계 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비농업부문 취업자 등 고용시장을 보면 악화 추세가 확연하다"며 "미국에서 이 정도 부진이 이어졌다면 금리 인하 얘기까지 나왔을 것이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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