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천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무역전쟁에 돌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이어 추가 관세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무역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질세라 곧바로 같은 규모의 관세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 미국의 대응에 따라 추가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해 수위를 강화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늦게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중국이 다시 관세를 늘린다면, 2천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2차 관세 품목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추가 관세 규모는 10%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조처는 중국이 불공정한 관행을 바꾸고, 미국 상품에 시장을 개방하고, 더 균형적인 무역관세를 수용할 것을 독려하기 위해 취해져야 한다"라며 "미국은 더는 무역 부문에서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에 이용당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발표한 5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25%의 관세에 중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대응 조치이다.

중국 상무부는 곧바로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만약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이에 대한 강력한 대응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성명에서 상무부는 "만약 미국 측이 이성을 잃고 (추가 관세) 목록을 실행한다면, 중국 측은 부득이하게 양적이고 질적인 종합적인 대책을 채택해야 할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 조치를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소매업지도자협회(RILA)의 훈 쿼츠 국제무역 부대표는 "이는 글로벌 무역전쟁이다. 명백하고 단순하다. 그리고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이들은 바로 미국 가정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국의 공세에도 아직은 무역전쟁이라고 부를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미 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연구원은 CNBC에 무역전쟁은 단지 일부 분야가 아닌 관련국의 전체 경제에 영향을 주는 조치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상당히 선별된 일부 분야에만 국한돼 무역전쟁이라고 부르긴 이르다는 얘기다.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 연구소의 리처드 맥그레거 선임 연구원도 2천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전과는 "전적으로 다른 얘기"지만, 아직은 무역전쟁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발표된 미국의 대중 관세 품목이 미국 소비자에 타격을 주지 않게 하려고 "상당히 잘 선별됐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그는 트럼프가 2천억 달러 어치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국민 전체가 영향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즉 트럼프 정부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이어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500억 달러 달러 어치의 추가 관세, 그리고 3차 관세까지 부과되고 잇따라 중국이 반격에 나설 경우 전면적 무역전쟁은 불가피해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바마 정부 시절 주중 미 대사를 지낸 맥스 바커스는 만약 양국이 공표한 관세가 시행된다면 그때야 비로소 무역전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양국이 무역전쟁에 돌입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아시아 무역센터의 데보라 엘름스 창립자는 "이게 그것(무역전쟁)이다"라며 "한쪽에서 500억 달러, 역으로(중국에서) 500억 달러, 추가로 2천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여기에 투자 제재까지(나왔다). 우리는 이전에 이와 같은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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