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국과 중국, 이른바 G2(주요 2개국) 무역전쟁 발발 우려에 1,110원 턱밑까지 올랐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30원 상승한 1,109.1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15일 1,116.60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환율이다. 전일 연고점 1,106.30원도 경신했다.

이날 국제금융시장에는 위험자산회피(리스크오프) 흐름이 거셌다.

하반기 2회 추가 기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긴축적 스탠스에 더해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더해졌다.

글로벌 달러가 오르는 와중에 엔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를 웃돌았다.

역외 위안화(CNH)와 싱가포르 달러, 호주 달러 등도 달러에 견줘 빠르게 약세로 반응했다.

코스피는 1.52%, 코스닥은 2.96%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100억 원을 내다 팔았다.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보다.

미국, 중국과 절대 교역 규모가 큰 우리나라의 경제에 악재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개장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무역갈등을 부채질하는 성명을 냈다.

그는 "중국이 다시 관세를 늘린다면, 미국은 2천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로 대응할 것"이라며 "무역대표부(USTR)에 10% 추가 관세를 매길 제품들을 알아보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결정한 가운데 양국 무역전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중국 상무부는 즉각 반발했다.

상무부는 "만약 미국이 이성을 잃고 (추가 관세) 목록을 실행한다면, 중국은 부득이하게 양적이고 질적인 종합적인 대책을 채택해야 할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 조치를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달러화는 장중 1,102∼1,106원에서 등락하다가 오후 2시 이후 위쪽으로 확연히 방향을 잡았다.

고점 인식이 있었던 1,105원을 넘어 1,106원도 웃돌다 은행권의 숏커버가 나오면서 달러-원은 추가로 상승했다.

오후 들어 공기업의 결제 수요가 많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00.00∼1,115.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의 딜러는 "무역분쟁 우려에 안전자산선호 분위기에서 장중 엔-원 숏커버도 나왔다"며 "숏 포지션을 쌓은 게 밑에서 소화되지 못한 채 숏커버가 일었고, 결제도 더해지면서 마지막에 매수세가 거셌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아시아 통화도 달러 대비 약세로 가면서 달러-원이 많이 올랐다"며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발언은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많이 하락하고 있어, 실수급 측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코스피 반등하고 외국인 자금 들어오면 달러-원 상승세 주춤할 수 있어도, 지금은 밑에서 사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스권 흐름일 때 상단을 눌었던 수출업체의 네고는 강도가 줄었다"며 "숏커버가 이어진 점이 오늘 상승 흐름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B 은행 딜러는 "중국 주식시장이 너무 밀리면서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커졌다"며 "원화는 생각보다 양호했는데 장 후반에 많이 뛰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오후 결제수요가 나왔다"며 "돌아가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110원을 넘었다"고 전했다.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0원 내린 1,104.40원에서 개장했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환율을 반영해 장 초반 1,102∼1,103원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지만,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1,106원대로 올랐다.

글로벌 달러가 조금 진정되면서 달러-원도 1,102원대로 밀렸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나왔고,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0.11% 절상 고시한 영향도 받았다.

이후 달러-원 환율은 짧은 레인지 플레이에 따라 1,104원대로 재차 올랐다.

시간이 흐르면서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강해짐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1,110원 선 목전까지 올랐다.

달러화는 이날 1,102.70원에 저점, 1,109.8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05.5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1.52% 내린 2,340.11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159억 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46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9.66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11.31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03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71.64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0.88원, 고점은 171.76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04억9천만 위안이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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