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9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한층 깊어진 데 따라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38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2.95포인트(1.13%) 하락한 24,704.52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04포인트(0.72%) 낮은 2,753.7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7.25포인트(0.74%) 내린 7,689.78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산유국 회담을 앞둔 국제유가 동향, 주요 중앙은행 인사의 발언 등을 주시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한층 격화되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25% 보복 관세를 강행하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애초 예상됐던 1천억 달러 추가 관세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이에 대해서도 보복하면, 추가로 2천억 달러 상당의 관세 부과할 것이란 경고도 내놨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와 관련한 담화를 통해 "극단적인 압력과 위협은 양국의 협상 합의를 위배하고 국제사회를 매우 실망하게 하는 처사"라면서 "만약 미국이 이성을 잃고 관세 조치를 실행하면 중국도 부득이 수량과 질량 측면에서 강력한 반격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면서 "우리는 효과 있는 조치를 해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결연히 수호하고 경제 세계화와 다자 무역체계를 수호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국 상원이 중국의 통신업체 ZTE(중싱통신)에 대한 제재를 부활시키는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가결한 점도 양국 간 전면적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장중가 기준으로 5% 가까이 떨어지며 2016년 6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불안을 나타냈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도 2.9% 선 아래로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거래가 확산했다.

전일 상승세를 나타내며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했던 국제유가도 이날은 하락세다.

미·중간 무역갈등이 세계 원유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되는 양상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다시 한 번 통화정책 관련 완화적인 발언을 내놨다.

그는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포럼에서 정책금리를 처음 올리는 시점을 결정하기 위해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후에도 점진적인 접근법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드라기의 완화적인 발언도 무역전쟁 우려에 따른 증시 불안을 완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개장 전 거래에서는 무역정책에 민감한 보잉과 캐터필러 주가가 각각 2.1%와 1.8% 하락했다. 애플과 퀄컴 등 중국 사업이 큰 주요 기술 기업 주가도 1.4%와 1.3% 내렸다. 포드도 1.1% 하락하는 등 중국 관련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미 상무부는 5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5.0% 증가한 135만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7년 7월 이후 최대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1.8% 증가한 131만 채였다.

다만 5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4.6% 감소한 130만1천 채를 보였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간 무역갈등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기 시작했다.

런던캐피탈그룹의 제스퍼 로울러 리서치 책임자는 "개별 국가는 물론 세계 경제에 심각한 경제적 결과를 초래하는 수준으로까지 무역갈등이 지속할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라고 우려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74% 내렸다.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64% 하락한 64.77달러에, 브렌트유는 0.65% 내린 74.85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9.2%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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