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고조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9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02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57엔보다 0.55엔(0.49%)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57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15달러보다 0.0036달러(0.31%)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41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44엔보다 1.03엔(0.80%) 밀렸다.

시장은 미 경제지표, 미국 무역협상, 뉴욕 증시와 신흥시장 동향, 국채금리 움직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 등을 주목했다.

달러화는 무역전쟁 우려로 안전자산인 엔화에 하락했다가 경제지표 호조로 낙폭을 소폭 줄였다. 다만 달러는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였다.

전날 달러화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고조 속에 약보합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25% 보복 관세를 강행하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애초 예상됐던 1천억 달러 추가 관세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이에 대해서도 보복하면, 추가로 2천억 달러 상당의 관세 부과할 것이란 경고도 내놨다.

중국 상무부는 "극단적인 압력과 위협은 양국의 협상 합의를 위배하고 국제사회를 매우 실망하게 하는 처사"라면서 "만약 미국이 이성을 잃고 관세 조치를 실행하면 부득이 수량과 질량 측면에서 강력한 반격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이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보다 1천300억 달러를 훨씬 초과할 만큼 많았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잃을 게 더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영향으로 아시아 증시와 유럽증시가 약세를 보였고, 뉴욕 증시도 크게 내렸다.

안전 선호 덕분에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2.90% 선을 밑돌았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완화적 견해 되풀이로 달러에 내렸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정책금리를 처음 올리는 시점을 결정하기 위해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후에도 점진적인 접근법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포럼에서 드라기 총재는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 인상 경로는 전반적으로 ECB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미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5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5.0% 증가한 135만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7년 7월 이후 최대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1.8% 증가한 131만 채였다.

5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4.6% 감소한 130만1천 채를 보였다.

WSJ의 예상치 집계 결과는 0.1% 줄어든 135만 채였다.

웰스파고앤코의 마크 빈터 선임 경제학자는 중서부에서 건설 증가는 제조업 분야의 경기 개선 때문으로 보인다며 경기 회복이 확산하고 있고, 최근까지 부진했던 지역에까지 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엔화에 횡보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낙폭을 소폭 줄였다.

외환 전략가들은 중국이 무역 보복으로 애플 등 중국 내에서 사업하는 미국 대기업에 타격을 주는 정책을 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은 "미국을 가장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애플은 지난 3년간 미국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아이폰을 판매했다"면서 "따라서 만약 미국이 공격적 무역 정책을 취하게 되면 미국에서 가장 크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샬 지틀러 ACLS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만약 중국이 미국 국채 매도에 나서면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틀러 전략가는 또 달러가 엔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통화에 대해 무역전쟁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혜택도 볼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체방크는 미국 기업이 2017년 중국에서 4천480억 달러어치의 상품과 서비스를 팔았다며 이는 무역을 통한 1천680억 달러 거래와 중국에 있는 미국 기업 자회사의 영업을 통한 2천800억 달러의 거래로 구성된다고 추산했다.

전략가들은 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이 위안화 절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5개월 최고치인 6.4866으로 올랐다.

외교협회의 브래드 셋서 선임 연구원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은 더 공격적인 선택지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위안화 약세 유도는 중국이 논리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된다"고 내다봤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첼 헤드는 위안화 절하 위험은 상당히 커졌다며 "이는 시장에 중요한 위험이고, 매우 시장 파괴적"이라고 강조했다.

RBC는 하지만 다른 통화에 대해 위안화는 많은 하락 압력을 받지 않고 있다며 이는 시장이 여전히 위안화에 대한 무역전쟁 영향을 심각하지 않다고 여기거나 갈등이 더 고조될 것으로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BC는 최근 움직임에도 위안화의 큰 폭 절하에 대해 헤지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싸다고 덧붙였다.

피터슨 연구소의 프레드 버그스텐 디렉터는 중국은 미국 기업의 사업에 타격을 주는 보복을 할 것 같다며 정부나 국내 기업의 미국 상품 구매를 제한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버그스텐은 "환율 문제는 여태 놀랍게 조용했고, 중국은 다른 경고음을 추가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한다면 이는 무역전쟁에 새로운 국면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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